2011년 07월 04일 (월) 11:17 한국일보
[진은영의 시로 여는 아침] 와락
-정끝별 -
반 평도 채 못되는 네 살갗
차라리 빨려들고만 싶던
막막한 나라
영혼에 푸른 불꽃을 불어넣던
불후의 입술
천번을 내리치던 이 생의 벼락
헐거워지는 너의 팔 안에서
너로 가득 찬 나는 텅 빈,
허공을 키질하는
바야흐로 바람 한자락
삶의 여러 시절마다 우리를 점령하는 부사어가 달라집니다. 엄마 뱃속에서 잠들던 시절에는 꼬물꼬물. 친구를 만들고는 소곤소곤. 첫사랑이 시작되던 그날부터는 두근두근. 사랑하는 이가 아플 때는 조마조마…
'너'를 와락 안아 본 시인은 말합니다. 품었던 그 두 팔이 허공을 키질하는 바람과 같았노라고. 그렇지만 이 생의 한 순간은 '와락'하기를, 영혼에 푸른 불꽃을 불어넣는 불후의 입술에 한 번은 제대로 가 닿기를… 나의 소심한 생에 스스로 축복을 내려 봅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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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평도 채 못되는 네 살갗
차라리 빨려들고만 싶던
막막한 나라
영혼에 푸른 불꽃을 불어넣던
불후의 입술
천번을 내리치던 이 생의 벼락
헐거워지는 너의 팔 안에서
너로 가득 찬 나는 텅 빈,
허공을 키질하는
바야흐로 바람 한자락
삶의 여러 시절마다 우리를 점령하는 부사어가 달라집니다. 엄마 뱃속에서 잠들던 시절에는 꼬물꼬물. 친구를 만들고는 소곤소곤. 첫사랑이 시작되던 그날부터는 두근두근. 사랑하는 이가 아플 때는 조마조마…
'와락'이라니, 이 부사는 우리 생애 어디쯤을 점령하고 있을까요? 소중한 것들은 사람이든 사물이든 깨지고 부서지기 쉽다는 걸 배운 다음부터는 겁이 나지요. 그 허망함에 서글픔이 밀려옵니다. 그래서 와락, 힘껏 안아본 기억이 다들 적어요. 잠시 들고 있다가 얼른 내려놓고 도망친 기억들만 가득합니다.
'너'를 와락 안아 본 시인은 말합니다. 품었던 그 두 팔이 허공을 키질하는 바람과 같았노라고. 그렇지만 이 생의 한 순간은 '와락'하기를, 영혼에 푸른 불꽃을 불어넣는 불후의 입술에 한 번은 제대로 가 닿기를… 나의 소심한 생에 스스로 축복을 내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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