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시민민주주의

사람을 키우는 일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국가 정책이 있나???

장백산-1 2011. 8. 20. 22:35

  제목   |     사람을 키우는 일보다 더 중요하고 급한 국가 정책이 있나 (이옥 덕성여대 교수, 2011.08.19)

<미래연 주간논평>


사람을 키우는 일보다

더 중요하고 급한 국가 정책이 있나 


                                                 이 옥(덕성여대 교수)


무상보육,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모두가 사람을 키우는 일과 직결되는 정책 사안이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사람 키우는 일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국가 대사가 있는가.


시민사회와 야당의 무상보육,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주장이 요즘 들어 유난히 공격당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포퓰리즘 정도로 비난받더니, 급기야 지난 주 부터는 글로벌 금융 위기의 원인이 복지 과잉이라는 황당한 논리로 공격당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의 공격에는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대학생 등록금 지원은 미래의 재정파탄과 국가부도를 야기할 것이라고 국민에게 겁을 주는 내용도 있다.


4년 전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집권하면 무상보육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러나 집권 초기부터 무상보육은 물 건너갔다. 보육의 ‘공공성’은 자취를 감추고 “보육시장 기능 활성화” 정책이 대신 자리를 잡았다.


올해 들어, 시민사회의 무상보육 주장이 거세지자 대통령은 “소득하위 70%의 아동에게 무상보육을 제공하고 있으니 이미 사실상 무상보육”이라고 했다. 30%의 아동들은 전혀 보육료 지원을 받지 못함은 물론이고, 서울시내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부모 대부분은 보육료 외에 특별활동비와 현장견학비 명목으로 월평균 이십여 만원을 추가 부담하고 있다. “보육시장”을 방치한 현 정부 보육정책의 결과다. 이런 상황에 기준보육료의 1.5배를 받을 수 있는 자율형 어린이집을 도입하면서 “이미 무상보육”이라니, 개념의 혼란이다.  


서울시장은 무상급식으로 서울시 재정이 파탄날 것처럼 말한다. 무상급식 주장을 전형적 포퓰리즘으로 비난하면서, 30여만 명의 의혹투성이 서명을 포함해, 80여만 명의 충정어린 서울시민이 무상급식 반대 서명을 했다하여 주민투표를 밀어붙이고 있다.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무상급식 반대’는 ‘단계적 무상급식’으로 내용이 변질되고, 마침내 투표용지에는 ‘소득하위 50% 학생에게 단계적 무상급식’으로 쓰여 졌다. 결국 ‘무상급식 수용’이 아닌가.  


반값 등록금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약속해놓고,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진정어린 정책적 노력을 먼저 기울인 적이 없다. 약속을 이행하라고 학생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야당과 시민사회가 반값등록금 정책을 주장하자 다시 포퓰리즘으로 공격한다.

  

그들이 말할 때는 무상보육,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지원이 모두 능동적 복지정책이다. 그러나 그들이 아닌 사람들이 주장하면 재정파탄과 국가부도를 부르는 정치적 포퓰리즘이다. 이처럼 헷갈리는 행태는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등록금 지원 정책이 방치할 수 없는 영역임을 여권과 보수언론도 알고 있다는 증거다.


여권과 보수언론도 우리사회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 때문에 보편적 아동지원정책이 절실하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1970년대 이미 무상보육 수준의 보편적 보육을 시작한 현재의 복지국가 사례들을 그들이 모를 리 없다. 스웨덴의 무상급식 제도가 전후 가장 힘들었던 시기인 1948년에 실시된 것을 모를 리 없다. 사람 키우는 정책이야말로 장래의 국가부도를 막기 위해 당장 필요한 투자정책인 것을 그들이 모를 리 없다.


무상보육,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모두가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 온 강산을 뒤엎는 개발투자와 비교할 게 아니다. 사람을 키우는 일보다 더 중요하고 우선적인 국가사업이 또 있겠는가. 거기에 무슨 경제논리가 동원되는가. 그들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이제라도 국민을 많이 가진 자, 적게 가진 자로 항상 분류하는 습관만 버리면 된다. 하기야 그게 그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지 모르겠다.


<이 옥 │ 덕성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