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병원에서 결코 죽지 않겠다는 의사
야마자키 후미오라는 일본 의사가 16년 동안 300명 가까운 환자가 죽는 모습을 지켜보고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이라는 책을 냈다. 그는 결론을 "나는 절대 병원에서 죽지 않겠다"는 말로 맺었다.
호흡 보조장치, 영양공급 장치를 주렁주렁 매달고 사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상태로 마지막 날로 미끄러져 가는 것은 인간답고 품위있는 죽음이 아니라고 했다.
어느 40대 환자는 말기 암 판정을 받고 병원 침대를 벗어나 가족과 함께 보내며 인생을 정리한 몇 달이 "지금까지 살아온 40여년보다 훨씬 소중했다"는 말을 남겼다.
▶미국 뉴햄프셔주 하노버의 켄달 실버 타운에는 평균 84세인 노인 400여명이 산다.
그 중에 위급할 때 심폐소생술을 받겠다는 사람은 한 명뿐이다.
다들 아기가 엄마 젖을 떼듯 천천히 약을 줄이며 눈을 감겠다고 했다.
미국에선 이처럼 목숨에 매달려 아등바등 않고 품위있는 죽음을 맞자는
'슬로 메디슨(slow medicine)' 운동이 번지고 있다.
▶장자(莊子)는 "죽음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두려울 것도 싫어할 것도 없다"고 했다.
인생을 '꿈속의 꿈'으로 본 장자 같은 인물이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석가모니가 자식의 죽음을 애통해하며 살려 달라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이 마을 집집마다 찾아가 사람이 죽어나간 적이 없는 집에서 공양을 얻어와 봐라. 그러면 아이를 살려줄 것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는 얘기다.
그러나 보통사람들은 죽음의 얼굴과 마주치기를 두려워한다.
▶서울대 혈액종양내과가 암 환자 29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론 죽기 반년 전까지 적극적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가 95%로 33%인 미국의 세 배나 됐다.
한국인은 유달리 삶에 집착하고 죽음에 거부감이 강하다.
그래서 어느 날 준비 없이 자신이나 사랑하는 이의 죽음과 마주하고 당황해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죽음학회가 죽음을 잘 맞는 방법을 모아 '한국인의 웰 다잉
(Well-Dying) 가이드라인'을 책으로 냈다. 유언장 작성법부터 말기 질환 알리는 방법, 가족이 돌봐야 할 일까지 환자와 의사, 가족이 준비할 일을 두루 엮었다. 평생을 규칙 속에 살아야 하는 현대인이 죽음마저 가이드라인에 따라야 하는가 생각하면 씁쓸하긴 하다.
그러나 '웰빙'은 '웰 다잉'에 의해 마침표가 찍히는 것.
장수(長壽)시대일수록 아름다운 마지막을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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