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蘊도 本來 空한 것이다 "
지수화풍 네 가지 요소로 된 우리의 몸은 주인이 없고
색·수·상·행·식의 오온도 본래 공한 것이다.
머리를 들어 칼날 앞에 내미니
마치 봄바람을 베는 것과 같구나.
四大元無主 五蘊本來空 將頭臨白刃 猶如斬春風
사대원무주 오온본래공 장두임백인 유여참춘풍
- 승조 법사
구마라습(鳩摩羅什, 344~413)의 제자 승조(僧肇, 374~414) 법사는
조론(肇論)이라는 희대의 명저를 남긴 분이다.
그런데 불행히 왕란(王亂)을 만나 비명에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전에 남긴 유명한 시다.
칼날 앞에서 당당하면서도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다.
불교를 알아 인생을 보는 눈이 이쯤은 되어야 불교공부를 한 보람이
있지 않을까 한다. 불자들이 입만 떼면 무상(無常)과 공(空)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모두가 유(有)에 걸려 있다.
누구 하나 그 있음에서 벗어난 사람을 아직 보지 못했다.
개인 적으로 애송하는 선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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