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행복을 향해가는 문 / 이해인

장백산-1 2012. 3. 17. 10:58

 

 

 

 

 

행복을 향해가는 문

                                                                     - 이해인 수녀님-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결움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The+whistler+and+his+D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