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우주의 본질인 생명

장백산-1 2012. 3. 30. 13:00

최민자 "정치·생태 등 인류의 위기, 生命에 無知한 탓"

생명학 연구 3부작 완결한 최민자 성신여대 교수
물리·정치·종교학 종횡무진 이론적 정립
"상대성 이론은 불교의 색즉시공과 통해…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의 진리 흡수해야"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최민자 교수는 “학문이 언제 진리를 논한 적이 있었냐” 면서 ‘열린 사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리는 종교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진리는 종교, 학문, 정치, 우리의 삶에 용해되어야 합니다.”

 

동서양의 여러 사상과 종교,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생명의 문제를 천착해온 최민자(53) 성신여대(정치학) 교수가 생명학 연구 3부작을 완결했다. <天符經>(2006년), <생태정치학>(2007년)에 이어 최근 펴낸 <生命에 관한 81개조 테제>(모시는사람들 발행)는 각권 모두 800~900쪽의 방대한 분량이다. 스님이나 신부 등 종교인이나, 과학자들이 다루는 ‘生命’이라는 주제를 왜 정치학자가 파고들었을까.

“생태 위기나 정치, 종교적 충돌 같은 인류의 총체적인 난국은 宇宙의 本質인 生命에 대한 참 지식의 빈곤 때문입니다.” 24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최 교수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한 예수의 말처럼 유사이래 모든 종교의 핵심이 生命이며 그 점에서 도덕경, 성경, 불경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유교의 太極, 불교의

一心이 곧 生命을 가리킨다는 것이 최 교수의 해석이다.

 

최 교수는 책에서 물리학 생물학 정치학 등 다양한 학문과 유불선(儒佛仙), 민족종교 등을 종횡무진하며 生命이라는 주제에 대한 이론적인 틀을 시도하고 있다. 최 교수는 “요즘 生名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지만 대부분 당위론에 그치고 있다”면서 “생명 문제에 관한 교과서를 내겠다는 심정으로 책을 썼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먼저 물리학 이론을 동원해 “生命의 本質은 波動體”라고 설명했다. “量子物理學이 生命의 本質을 粒子와 波動의 二中性으로 파악한 지 100년이 넘었습니다. 우리 학문 풍토가 이공계와 인문사회계를 분리해 자연과학에서 발견된 진리를 인문사회과학이 흡수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최 교수는 이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物質의 窮極的 本質이 非物質과 다르지 않다, 즉 ‘精神과 物質은 하나다’라는 것을 말해준다면서 불교의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란 말도 이와 같은 뜻이라고 했다. “生命은 波動인데 그것이 모여 一定한 條件 下에서 多樣한 物質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장자가 ‘일기(一氣)에서 우주만물이 나온다’고 한 것과 같은 소리다.

 

최 교수는 生命에 대한 양자물리학의 관점은 신과 인간을 하나로 본 우리 상고(上古)시대의 패러다임과 일치한다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生命의 本體는 神, 하늘, 道, 太極이라 일컫기도 하는데 그 本體의 自己複製의 作用으로 나타난 것이 사람과 宇宙 萬物입니다. 따라서 形狀은 다르지만 本體는 하나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도 이와 같은 말입니다.”

 

그는 “生命의 本體와 作用은 하나이고 그 實體는 意識이며 이 宇宙는 意識이 지어낸 것”라면서 불교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성서의 ‘그림자’라는 말이 이를 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서양의 종교와 사상을 두루 회통하는 최 교수의 生命 풀이에서는 오랫동안 닦아온 깊은 학문적, 정신적 내공이 느껴진다. 종교사상에 해박하다 보니 생전 처음 보는 물리학 책이 술술 읽히고, 오히려 사회과학자들이 쓴 글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 점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요즘 해외의 베스트셀러들의 공통점은 人間의 意識을 다룬 것이라는 점입니다. 작가들이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意識의 문제를 쉽게 풀이해서 쓰고 있는데, 학자는 이론적으로 정립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生覺합니다.”

 

최 교수는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서도 眞理를 自覺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리를 모르고도 산골에서 착하게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도시로 나오면 평생 착하게 살 수는 없을 것입니다. 확실하게 진리를 자각한 사람은 ‘군자는 平常心을 갖는다’는 말처럼 環境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최 교수는 “生命 문제에 관해 몇 십년 동안 가졌던 의문이 <천부경(天符經)>을 읽으면서 다 풀려버렸다”면서 책을 81개 테제로 나눈 것은 천부경 81자, 도덕경 81장의 구조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시대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眞理의 정수가 빠진 공부를 했습니다. 정치학의 경우도 ‘지배와 복종’, ‘권력과 자유’ 같은 이분법적 패러다임에 길들여져 있어서는 궁극적 진리와 통할 수 없습니다.” 최근의 촛불시위에 대해서는 “국가나 인류집단도 개인처럼 자아가 죽는 체험을 해야 하는데, 촛불시위가 없었으면 대통령이 반성을 했겠는가”라며 “촛불시위가 우리 集團意識의 현주소”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眞理의 정수는 여러 종교의 경전을 통해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고 요즘은 자연과학에서 많이 다루고 있는데 인문사회과학도 열린 사고를 통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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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8/06/26 02:3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