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기란 얼마나 쉬운가>
앤소니 드 멜로 저 ㅣ 이현주 번역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즐기느냐에 있다.
상실을 겁내지 않을 때 비로소 인생을 즐길 수 있다"
앤소니 드 멜로 신부는 동서양의 영적 전통들과 고금의 지혜들을 자신의 종교를 뛰어넘어 두루 꿰고 있는
보기 드문 영성가이다. 그의 책들이 서구 사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글이 쉽고 재미있으며
우리의 통념이 왜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를 스스로 깨우치도록 독려해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다양한 유머와 일화들을 수도 없이 알고 있는, 타고난 이야기꾼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깊이 빠져들면서 힘이 난다.
그 자신 종교인이고 하느님을 언급하지만, ‘하느님이라는 개념’에 사로잡혀서는 결코 하느님을 만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종교에서 보통 언급하는 ‘하느님이라는 개념’은 부처가 말하듯 한갓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는 이 책에서도 수없이 지적한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라칭거 추기경은 그의 저작들의 많은 부분이 너무나 진보적이며,
“가톨릭의 믿음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고 심각한 위해를 일으킬 수 있음을 공지한다”고 언명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톨릭 교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드 멜로 신부의 저작들은 대중에게 인기가 높고,
타 종교를 믿는 사람이나 불가지론자, 심지어 무신론자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어왔다.
많은 영성가들이 21세기를 종교의 시대가 끝나고 영성의 시대가 시작되는 시대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시대로 접어들면서 드 멜로의 저작을 읽는다는 것은, 개인이나 사회의 행복이나 평화를 위해서는
물론이거니와 종교가 변화해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퍽 의미가 깊다.
......
행복해지기란 얼마나 쉬운가, 불행해지기는 또 얼마나 쉬운가.
행복해지기가 얼마나 쉬운지, 혹은 반대로 불행해지기는 또 얼마나 쉬운지
드 멜로 신부의 몇 마디만 들어보자.
“당신은 괴롭다. 그런데 과연 그가 당신을 괴롭히는 것인가? 아니다! 한평생 사는 동안 아무도 당신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 당신에게 일어난 그 어떤 일도 당신을 괴롭히지 못한다. 당신을 괴롭힌 것은
바로 당신이었다. 실은 당신이 한 것도 아니다. 마음먹고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당신 머리에 들어 있는 프로그램이, 당신 몸에 배어 있는 습관적 사고방식이 그 모든 일을 저질렀다.
사물과 인생을 어떻게 볼 것인가? 바뀌어야 할 것은 이것이다, 당신의 머리!”
(이 책,〈기도〉중에서)
“세상이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고통의 뿌리는 욕망이다. 욕망 위에 세워진 결혼은 부서지기 쉽다.
언제든지 갈라설 준비가 착실히 되어 있다. ‘당신한테 기대가 큽니다. 날 실망시키지 말아요.’
‘나한테 기대를 걸어요. 내가 그것을 채워줄 테니.’ 그러면서 말다툼이다! ‘난 당신이 필요해.
당신은 내가 필요하고! 난 당신한테서 행복을 찾아야 해. 당신은 나한테서 행복을 찾아야 하고!’
그러고는 싸움질을 계속한다. 욕망이란, 채우면 행복해지는 줄 아는 바로 그것이다.
바로 여기가 소유의 느낌이 비롯되는 곳이다. 욕망이 있는 곳, 거기에 협박이 있고, 협박이 있는 곳,
거기에 두려움이 있다. 두려움이 있는 곳에는 사랑이 없다.”
(이 책,〈명징〉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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