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 : 혜담스님 |
방편반야를 활용하여 무량공덕을 시현한다 |
반야바라밀은 인간의 진실생명에 본래로 갖추어 있는 지혜의 빛이다. 그러므로 참된 자기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즉 성불하는 데는 이 반야바라밀을 열어서 보는 것이 무엇보다 앞선다. 반야를 착각하여 망실하거나 매몰(埋沒)한 데서 무명과 고난의 중생계는 벌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야바라밀이 중생의 고난을 벗어나는 묘법이고, 인간이 본래로 갖추고 있는 대위덕(大威德) 대자재(大自在)의 실다운 모습을 현발하는 관건이다. 여기에서 반야바라밀은 근본지(根本智)라 말해지고 부처라 불리게 된다. 이 반야에 네 종류가 있다. 부처인 근본지에서 드러난 진실절대(眞實絶對)의 실상을 실상반야라 하는데, 이것은 모양이 없는 자성(自性)의 자기조파(自己照破)다. 반야지혜로 진실절대한 자신의 실다운 성품을 비추는 것을 관조반야(觀照般若)라 하는데, 이는 자신의 성품이 갖추고 있는 공덕의 자기긍정(自己肯定)이다. 모양이 없는 자기 본성을 활용하여 무량공덕을 시현(示現)하는 지혜를 방편반야라 하고, 실상반야 관조반야를 선설하신 경전이나 말씀을 문자반야라 한다.
위의 네 가지 반야 가운데 방편반야와 관련하여 그 구체적인 내용을『대품반야경』〈권지품 제 34〉에는 이렇게 설하고 있다. “교시가야, 자네는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받아지니고 독송하며, 남을 위하여 설하고 바르게 사유해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아수라가 욕심을 내어서 삼십삼천과 싸우고자 하면 교시가야, 자네는 이때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송념(誦念)해야 하고, 그러면 모든 아수라의 나쁜 마음이 바로 소멸되고 다시는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교시가야, 만약 모든 천자나 천녀(天女)에게 다섯 가지 죽음의 모양(五死相)이 나타날 때는 반드시 나쁜 곳에 떨어지게 된다. 그때 자네는 반드시 그들 앞에서 반야바라밀을 송독(誦讀)해야 하니, 이 모든 천자나 천녀가 반야바라밀을 들은 공덕에 의해서 다시 제자리에 태어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을 들음에 큰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시가야, 어떤 선남자·선여인이나 혹은 모든 천자나 천녀가 이 반야바라밀경을 들은 것만으로도, 이 공덕에 의해서 언젠가는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된다.”
경에서는 방편반야를 활용한 반야바라밀의 송념에 의해서 상대방의 악심(惡心)이 소멸되고 다시는 생기지 않으며, 반야바라밀의 송독에 의해서 상대방이 선처(善處)에 태어나는 공덕시현을 밝히고 있는데,〈견이품 제35〉에서는 “그때 많은 외도(外道)인 범지(梵志)들이 부처님 처소로 다가와서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반야법문의 허물을 찾으려고 했다. 이때 석제환인이 마음속으로 ‘이 여러 외도인 범지들이 부처님 처소로 와서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반야법문의 허물을 찾으려고 한다. 나는 이제 마땅히 부처님께 받은 반야바라밀을 송념(誦念)해서, 이 여러 외도인 범지들이 끝까지 장애를 주지 못하게 하여 반야바라밀을 설하시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바로 반야바라밀을 외웠다. 그러자 많은 외도인 범지들이 멀리서 부처님의 주위를 맴돌다가 길을 바꿔 돌아갔다.”고 설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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