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시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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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언제 무신(無信)하여 /황진이
내 언제 무신(無信)하여 님을 언제 소겻관대
월침 삼경(月沈三更)에 온 뜻이 전혀 업네
추풍에 지는 닙소리야 낸들 어이 하리오
<풀이>
내 언제 믿음 없어 임을 언제 속였기에
달 기우는 삼경에도 오시는 소리 전혀 없네
추풍에 지는 잎소리야 낸들 어찌하랴
▣ 동짓달 기나긴 밤을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 버혀 내어
춘풍(春風)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풀이>
동짓달 긴긴 밤을 한 허리 베어 내어
춘풍 부는 날 이불 속에 서리서리 넣었다가
정든 임 오신 밤이면 굽이굽이 펴리라
* 황진이의 연정 가운데 가장 짧았던 건 대제학을
지낸 소세양과 나눈 사랑.두 사람은 애초 30일을
기한으로 애정생활에 들어갔다
날을 채운 뒤 소세양이 떠나려 하자
황진이는 시 한 수로 발걸음을 잡아맸다.
▣ 산은 옛 산이로되 /황진이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 아니로다
주야(晝夜)에 흐르니 옛 물이 이실 소냐
인걸도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노매라
<풀이>
산은 옛날 산이나 물은 옛날 물이 아니구나
밤낮으로 흐르니 옛날 물이 있을 소냐?
인걸도 물과 같아서 가면 아니 오는 것을
▣ 어져 내 일이야 /황진이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더냐.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타야
보내고 그리는 정(情)은 나도 몰라 하노라.
<풀이>
아하! 내가 한 일이여, 그리워질 줄 몰랐더냐
있어 달라 했던들 갔으랴만 내 구태여
보내고 그리워하는 정(情)은 나도 몰라 하노라.
▣ 청산리 벽계수야 /황진이
청산리(靑山理) 벽계수(碧溪水)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도라오기 어려오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수여간들 엇더리
<풀이>
청산리 벽계수야 빨리 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 청산은 내 뜻이오 /황진이
청산(靑山)은 내 뜻이오 녹수(綠水)는 님의 정(情)이
녹수(綠水) 흘러간들 청산(靑山)이야 변할손가
녹수(綠水)도 청산(靑山)을 못니져 우러예어 가는고
<풀이>
청산은 나의 뜻이요 녹수는 임의 사랑
녹수가 흘러가도 청산은 변치 않네
녹수도 청산을 못잊어 저리 울며 가는가
* 半月 / 황진이
崑崙의 귀한 玉을 누가 캐어
織女의 얼레빗을 만들었는가
오마던 임 牽牛 안 오시니
근심에 못 이겨 허공에 던진 거라오
誰斷崑崙玉 裁成織女梳 牽牛一去後 愁擲碧空虛
수단곤륜옥 재성직녀소 견우일거후 수척벽공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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