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부부의 도

장백산-1 2012. 8. 27. 12:11

 

 

 

 

화해롭게 살지니! 부부의 도 / 경봉스님  


경봉 큰 스님은 출세간(出世間)의 길 위에
서 계셨지만 세상살이에도 너무나 밝았던 분이다.
부부생활, 자녀교육, 장사하는 방법 등,
어려운 교리를 설하기보다는 웃는 가운데에서 삶을
깨우치는 일상삼매(日常三昧)의 법문을 많이 하셨다.

부부가 함께 찾아와 스님을 뵈오면, 스님께서는
먼저 부인에게 '아이가 몇인가'부터 묻는다.
"셋입니다."
"아이구, 세 번이나 죽다가 살았구나.
너희 남편이 반지 해 주더냐?"
대답이 없으면 남편을 돌아 보며 말씀하신다.
"반지 해 주면서 데리고 살아라.
여자에게는 옷과 패물과 알록달록한 채색을 좋아하는
천성이 있으니, 가장은 아내에게 마땅히 금은주기
(金銀珠璣:금,은과 보배구슬) 등의 패물을 해주어야 한다.
부처님도 여자에게 패물을 해 주라고 하셨다."

어떤 때는 남편들에게 이렇게 일러주시곤 했다.
"마누라 덕에 산다. 마누라 많이 업어 줘야겠다.
하루에 몇 번씩 업어 주노?"

부인의 삶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인네들에게는 부드럽고(柔) 평화롭고(和)
착하고(善) 순해야(順)해야 함을 항상 강조하셨고,
오직 가장의 좋은 점만을 생각해야지 남편의
하찮은 면을 마음속에 담아 두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남편이 과거에 잘 해준 것은 모두 잊어버리고
잘못하는 것이 있으면 가슴에 착착 접어 두었다가,
한 달이나 두 달 후에 또 허물을 지으면
그 전에 접어 두었던 것까지를 한꺼번에 쏟아 놓아서
남편의 마음을 뒤집어 놓는다."

결과적으로 남편과의 거리만 멀어지게 될 뿐,
녹이고 풀어야 할 매듭은 오히려 견고해지기만 한다.
그래서 스님께서는 가장이 화를 내더라도 맞받아
싸우지말고 오히려, "잘못했어요.다시는 안 그럴게요"
하라고 늘 당부하셨다.

'잘못했다'는 그 말 한 마디에 맺힌 것이 녹아 내리고
일체의 시비(是非)가 끊어지는 것이건만, 신경질을 내며
눈을 부릅뜨고, 억세게 소리를 냅다 지르고,
분을 참지 못해 이를 갈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가장이 일찍 죽거나, 자식이 없거나,
돈이 없거나, 몸에 병이 끊이지 않는 등의
액난이 하나씩 붙게 된다고 하셨다.

특히 스님께서는
'가정주부의 힘이 한 가정의 7할을 차지한다'는 것과,
'가정의 주춧돌인 주부가 집을 단단히 받치고 있지 않으면
집이 무너지고만다'는 것을 자주 상기시켰으며,
부인의 4덕(四德)을 매우 강조하셨다.

부인의 4덕
①평소 소소한 물질 때문에 남과 다투지 말아야한다.
내가 부자가 되어 가난한 사람을 돕겠다는
큰 생각을 하여야지,작은 물질 때문에 싸워서야 되겠는가?

②가정이 곤궁하여 괴롭더라도 남편이나 부모나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말라.
사람이 살자면 좋은 일 궂은 일, 즐거운 일 괴로운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용기를 내어 타개해 나가야 한다.

③음식을 절약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며,
분에 넘치게 생활해서는 안 된다. 분수를 지켜 살아가면
갑자기 큰 불행을 만나더라도 놀라지 않고
해쳐 나갈 수 있다.

④항상 남편이 오래 살기를 기원하고, 남편의 착한 점만
생각할 뿐 나쁜 점은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남편을 존경하게 되면 가정사가 저절로 잘 풀려
나간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또 남편의 5행(五行)으로 다음의 다섯 가지
를 들었다.

남편의 오행
①남편은 부인을 업신여기거나 욕을 하거나 가벼히
대하지 말고 존경하는 태도로 임하여야 한다.

②남편은 부지런히 일을 하여 집안 식구들이 먹고 사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잘 사는 것은 지혜 놀음이니,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힘써 하면 먹고 입는 일이
궁색하지 않게 된다. 만약 집안이 곤란하면
내외가 함께 활동을 하여야 한다.

③여자는 옷과 패물과 알록달록한 채색을 좋아하는 천성이
있으니 형편이 넉넉하면 아내에게 옷과 패물을 해주어야 한다.
옷과 패물을 선사하여 부인의 마음을 좋게
해주면 가정사 삶이 잘 되기 마련이다.

④아내로 하여금
가정생활에 필요한 돈을 맡아서 쓸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아내가 가정을 꾸리는데 필요한 돈을 한꺼번에 주어야지,
조금씩 쓸 때마다 주어 애를 먹여서는 안 된다.
특히 아내를 의심하면 가정이 잘 될 수가 없다.
부부간에는 믿음이 있어야 가정 뿐 아니라 모든 일이 잘된다.

⑤남편은 첩을 두던지 바람을 피우지 말아야 한다.
남자가 밖으로 삿된 마음을 두고 여자를 밝히면 집안이
화목하지 못하게 되고, 화목하지 못하면 가정이 무너진다.

이 4덕과 5행을 지키는 것이 아들딸을 훌륭하게 기르고
부유한 가정을 이루게 하는 지름길이 됨을 스님께서는
항상 강조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