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뿌리 역사를 찾아서!!!

개천 대례식 축사

장백산-1 2012. 9. 12. 00:09

 

 

개천 대례식 축사

 

오늘은 지금으로부터 4344년 전에 단군성조께서 우리나라를 개국한 뜻 깊은 날입니다. 먼저 이역만리 미국 볼티모어에서 우리 조상의 얼을 지키고 선양하고자, 15년 전부터 개천절 행사를 성대하게 거행해 오고 있는 「조얼씨구회」의 김영식 회장님과 회원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의 뜻을 표합니다.

 

우리나라의 옛 기록인 ?삼국유사?에 의하면, 아득한 옛날에 환인천제(桓因天帝)의 아들 환웅(桓雄)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려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뜻을 품고, 세상에 내려와 단군왕검(檀君王儉)을 나으셨으며, 단군왕검이 처음으로 나라를 세워 ‘조선(朝鮮)’이라 하였습니다. 이렇게 세워진 단군조선이 바로 우리민족 최초의 국가입니다.

 

단군이 우리민족의 시조라는 사실은 고려시대의 사서 ?삼국유사?와 ?제왕운기?에서 확인되며, 이와 같은 역사인식은 조선시대의 문헌 「응제시주?와 ?세종실록지리지?・?동국통감?에도 이어져, 우리나라가 단군조선에서 출발했다는 인식을 확고히 해주고 있습니다.

 

근대에 이르러 우리 민족이 시련을 겪으면서, 단군은 민족의 시조로 더욱 숭배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1909년 대한제국(大韓帝國) 말기에는, 단군의 개국을 기념하기 위한 ‘개천절(開天節)’이 제정되었습니다. 개천절은 1919년 대한민국임시정부(大韓民國臨時政府)의 수립과 더불어 ‘국경일’로 제정되었고, 이후 개천절 행사는 매년 꾸준히 계속되었습니다.

 

광복 후 우리나라는 1948년 8월 15일에 정부를 수립하고, 9월 25일에 ‘연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단군기원(檀君紀元)을 국가의 공식연호로 삼고 1962년까지 사용했습니다. 1949년 10월 1일에는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단군이 개국한 양력 10월 3일을 개천절로 정하고 매년 이 날을 기념해오고 있습니다.

 

단군기원은 서력기원 전 2333년을 원년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것은 고조선의 건국이 중국의 요(堯) 임금 즉위 25년에 이루어졌다는 조선 초기의 사서 「동국통감」의 기록에 근거한 것입니다.

이처럼 단군은 고려시대 이래 우리 민족의 시조로 숭앙되었으며, 국가가 수난을 당하고 위기에 처할 때마다, 우리 민족을 결속시키는 구심점이 되어 왔습니다. 또한 단군중심의 역사의식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외세의 침략에 대응하여 민족의 자주성을 지키는 버팀목이 되었고, 일제강점기에는 항일민족정신의 상징으로서 독립운동의 정신적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역사는 시련을 당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과거에는 ‘황국사관’에 의해서, 최근에는 ‘우익역사교과서’를 통해서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최근 만주지방 역사왜곡 프로젝트인 ‘동북공정(東北工程’을 통하여 고조선・부여・고구려・발해 등 우리민족의 역사를 중국사에 편입하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은 단군조선의 실체를 부정하고 기자조선을 고조선의 기원으로 삼아, 우리 역사가 처음부터 중국의 영향권에 있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군조선은 중국의 사서 ?위서(魏書)?에서도 확인되는 부정할 수 없는 ‘실제역사’입니다. 그리고 기자조선도 중국에 머물던 동이족(東夷族)의 일원인 기자족(箕子族)이 철기문화를 가지고 들어와, 동족(同族)이 세운 단군조선을 계승한 우리민족의 국가입니다.

 

이처럼 주변 국가들이 우리 민족사의 근간을 뒤흔드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국사교육은 위험 수위에 있습니다. 국사과목이 대학입시와 사법고시・행정고시는 물론 외교관을 뽑는 외무고시와 국군장교를 뽑는 3군사관학교에도 빠져있어서, 우리 국사가 고등학생은 물론 중학생과 일반인에게도 외면당고 있습니다. 심지어 김유신과 이순신이 어느 시대에 활동했는지도 모르고, 6・25전쟁이 어떤 전쟁인도 모르는 대학생들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본인은 2006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시절에 국사편찬위원회의 주도하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국내와 국외에서 처음으로 실시하여, 우리 국민과 해외 동포들이 우리 역사와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가지도록 했습니다. 현재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1년에 4회 실시하며, 1회에 5~6만 명이 응시하여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자기나라 역사를 잃으면 국가도 잃고 민족도 잃게 됩니다. 우리나라 역사는 우리나라와 우리민족을 보존하는 정신적 지주이며, 시대와 이념을 초월하여 갈고 닦아야할 소중한 자산입니다. 또한 역사를 잃으면 과거를 잃을 뿐만 아니라 미래도 잃게 됩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개국정신은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물질만능주의・집단이기주의를 치유할 소중한 ‘가치관’이며, 나아가 세계인류와 공존공영할 수 있는 귀중한 원리가 될 것입니다.

 

오늘날 글로벌 시대라 하여 우리역사를 외면하고 , 우리민족을 저버리고, 우리문화를 소홀히 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아를 상실한 잘못된 세계주의에 함몰되어 있습니다. 국가적 민족적 정통성과 자긍심 없이는 진정한 세계화도 불가능한 것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군은 국가적 민족적 정통성의 상징입니다. 그러므로 단군의 개국을 기념하는 개천절은 소중한 것입니다. 단군개국 4344주년을 기념하는 오늘, 우리 모두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지고, ‘홍익인간’의 개국정신을 되새겨, 우리나라를 더욱 사랑하고, 민족공동체를 건실하게 가꾸며, 세계와 호흡을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조얼시구회」의 개천 대례 행사를 멀리서 축하드립니다. 「조얼시구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개국기원 4345년 10월 3일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유 영 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