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소리, 봄의 노래
봄에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은 뭐가 있을까요? 흔히 계절을 주제로 한 음악을 말할 때면 비발디의 '사계'를 떠올리지만 사계절을 주제로 한 곡은 다른 작곡가에게도 있습니다. 하이든의 오라트리오 형식의 '사계'와 러시아의 유명작곡가인 차이코프스키(1840~1893)의 피아노곡 '사계'가 그것입니다.
차이코프스키의 사계(The Seasons)는 열두 달을 표현합니다. 1월은 '난롯가에서', 2월은 '카니발', 3월은 '종달새의 노래'식으로 각 달의 주제에 맞는 소품들을 그는 작곡했습니다. 다른 작곡가들과는 달리 피아노에 능하지 못했지만 열두 달에 어울리는 피아노 소품을 쓰게 된 것은 아마추어도 연주할 수 있는 곡을 달라는 청탁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이때의 차이코프스키는 길지 않은 생애의 가장 행복한 때를 지나고 있었다고 하니 예민한 작곡가의 인생의 황금기에 작곡한 곡을 들으며 그의 기운을 전해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행복한 예감입니다. 잎 돋아나고, 꽃이 피고, 종달새가 고운 목청을 자랑하는 봄의 소리를 귀보다 마음이 먼저 듣습니다.
- 최선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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