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변하고 있다 가을이다./ 김민해 목사 (예수실험교회)

장백산-1 2013. 10. 8. 00:43

 

 

 

좋은 인연들이 함께하는 정념수행도량 옥련암입니다 가을이다 변하고 있다 / 김민해 목사 (예수실험교회)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온 만물이 철따라 變하고 있다
變化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냥 좋다

人類 역시 轉換点을 돌았다
함께 어울리면서
사랑과 자비를 베풀며
사는 시대로
들어섰다는 뜻이다


가을이다. 어느덧 立秋와 處暑를 지나 기러기 날아오고 제비가 돌아간다는 백로(白露) 절기에 들었다. 뜨겁던 햇살도 따사로워지고 바람도 선선해졌다. 아침 산책길의 나뭇잎도 물들고 들녘 빛깔도 달라졌다. 어느새 벼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온 만물이 철따라 변하고 있다. 자연스럽다. 變化는 이렇게 절로 되는 것일까. 그래서 아름다운 것일까. 變化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냥 좋다.

이때쯤이면 내 몸도 變化를 한다. 몸앓이를 하는데 코에서부터 시작한다. 콧물을 흘리고 기침을 해댄다. 그러면 눈은 따끔거리며 머리는 지끈거린다. 두 콧구멍이 막혀 숨을 쉬기 어려워지면 입은 절로 숨을 쉬고 눈은 갈수록 눈뜨기를 힘들어 하며, 귀는 진물을 쏟아 낸다. 잠을 잘 때면 숨이 자주 막히고 목이 말라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아진다. 아침이면 흐르는 콧물과 기침으로 정신없이 지내는 날 또한 허다하다. 십년 넘게 이 몸앓이를 하며 산다. 가을이면 여지없다.

그러면서 배운 바 크게 있으니, 그 하나는 ‘모든 것은 連結 되어 있다’는 眞實이요, 또 하나는 ‘살아있는 것만으로 充分히 고맙다’는 事實. 그러니까 코가 앓이를 하니 눈 귀 머리 입이 함께 앓이를 한다는 것. 그리고 별 어려움 없이 숨을 쉬며 사는 것이 얼마나 崇高하고 고마운 일이며, 숨을 貴하게 여기며 산다는 그것만으로 삶은 充分하다는 것을 몸으로 익혔다는 말이다. 몸이야말로 거짓 없고 참되다. 몸은 알고 있다.

요즘은 몸을 통해 익힌 이 알음이 擴張되어 가는 것을 자주 느끼며 산다. 世上의 누군가 아프면 내가 곧 아프고

地球가 몸살을 하면 내가 몸살 한다는 것을. 이웃집이 행복하면 우리 집이 행복해지고 이웃나라가 잘 살면 우리

나라도 잘 살게 되고 이웃종교가 참되면 우리 종교도 참다워 진다는 삶의 實相을.

계절은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었다. 人類의 意識水準은 아침을 지나고 오후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人類의 意識이 轉換点을 돌았다는 말이다. 인류가 變하고 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내가 살기 위해 너를 죽여야만 했던 죽임의 시대를 아침이라 한다면 그 시절은 가고 너를 살리는 길이라면 기꺼이 내가 먼저 죽겠다는 살림의 시대, 오후가 온다는 것이다. 이제는 國家와 宗敎, 理念을 넘어 함께 어울리면서 사랑과 慈悲를 베풀며 사는 時代로 들어섰다는 뜻이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 때는 가을, 맺힌 열매가 무슨 수로 익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韓國 宗敎界가 各 宗團을 이끌 머리 일꾼을 뽑는 계절이 왔다. 올 가을 선거는 부패한 종단과 종교계가 맑아지는 契機가 되면 좋겠다. 부디 資本과 權力 앞에 무릎 꿇는 그동안의 醜하고 비굴한 宗敎人에서 宗敎 本然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아름다운 變化가 있기를 간곡히 祈禱한다. 곧 있을 조계종단의 총무원장 선거가 이와 같은 人類社會의 變化에 절로 부응하기를 바라는 것은 나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韓國佛敎가 참 되어야 나라가 살고 이웃종교도 참종교가 된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革命은 始作되었다.

“매미 껍데기 /처럼 / 나는 나를 / 버린다”(최종진 시인 ‘혁명’ 중에서)


[불교신문2942호/2013년9월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