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나눔뉴스님(www.nanumnews.com) 향기메일입니다.
다른 녀석들은 간간히 들리는데
며칠째 녀석은 밥을 먹으러 오질 않았습니다.
약 8년간 얼굴을 마주한 녀석인데요.
안보이면 잘못된 건데...
그동안 이곳을 터전으로 삼았기에 걱정이 되었습니다.
'제발 한번만이라도 모습을 보여줘야 안심일 텐데.'
걱정하며 뒷문을 열어보니, 이게 웬일인가요.
녀석이 그곳에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치 최후를 앞둔 듯 눈물이 그렁한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몸은 굳어 사시나무 떨듯 하면서.
왈칵 눈물이 솟았습니다.
내가 지어준 이름, '막내'를 몇 번 불러도
바라만 볼뿐 미동도 없었습니다.
전에는 꼬리를 세우고 반갑다고 얼굴을 문지르던 녀석인데요.
더럭 겁이 났습니다.
얼른 들어가 헌 이불을 가지고 나왔는데
녀석은 비칠비칠 힘든 몸을 끌고 모퉁이를 막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인사였을까요.
그런 건 아니겠지요.
'다시 와야 해. 꼭 돌아와야 해.'
속으로 빌고 있습니다.
별스럽다고 할 수도 있지만,
사람이든 동물이든 情이 제일 무서운 것 같습니다.
- 최선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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