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드므를 아시나요

장백산-1 2014. 4. 11. 14:19

 

 

 

나눔뉴스님(www.nanumnews.com) 향기메일입니다.

드므를 아시나요


봄을 만끽하기에는 고궁만한 곳도 없습니다.
요즘 그야말로 꽃 대궐이지요.
살랑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산책하다보면
근심걱정은 싹 달아나고
옛 시간과 현재가 어우러지는 오묘한 멋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볼 것도 귀담아 들을 것도 많아서
사진으로 담아두려는 이들이 줄을 섭니다.

그중, 건물 네 귀퉁이에 놓여있는
청동빛깔의 넓적한 독이 눈에 들어옵니다.
세 개의 손잡이 고리가 달린 그것의 이름은 '드므'.
그곳에 담은 물을 방화수(防火水)로 썼다고 합니다.
불을 끄기 위한 용도였겠지만,
주술적인 의미로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모두 잠든 밤, 화마(火魔)가 슬며시 내려왔다가
드므에 얼굴을 비춰보고는
제 험상궂은 얼굴에 놀라 도망을 간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사람들 마음속에는 저마다의 드므가 있어서
그것에 자신을 들여다보지 않을까요.
그 드므는 無形의 거울, 良心의 거울이어서
자신을 비춰보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때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이겠지요.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良心이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 최선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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