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는 그가 아니다 / 동산양개
"오직 이것이 이것"
중국의 동산선사가 행각을 떠날 참이었다.
그는 스승인 운암선사에게 절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무릎을 끊고 않았죠.
동산이 물었습니다.
"스님께서 돌아가신 후 누가 스님의
초상화를 그려 보라고 하면 어찌 대답 합니까?"
이에 스승이 답했습니다.
"그 사람에게 "오직 이것이 이것" 이라고 말하려무나"
동산은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오직 이것이 이것" 이라니 무슨 뜻일까... .(중략)
그러던 어느날 길을가던 동산은 작은 개울을 만났습니다.
졸졸졸 흐르는 개울을 그는 건너기 시작했쪼. 그러다 문득 아래를 봤습니다.
기기에는 물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가 있었죠.
그 瞬間 동산은 크게 깨쳤습니다.
그리고 과수게(過水偈)란 유명한 게송을 남겼습니다
切忌從他覓 迢迢與我殊 (절기종타멱 초초여아수)
我今獨自往
處處得逢渠 (아금독자왕 처처득봉거
渠今正是我 我今不是渠 (거금정시아 아금불시거)
應須憑麽會 方得契如如 (응수빙마회
방득계여여)
부디 다른 데서 찾지 말라
그럴수록 나와 아득히
멀어지나니
내 이제 홀로 가되
곳곳에서 그를 만나리라
그가 지금의 바로 나지만
지금의 나는 그가 아니로다
모름지기 이와 같이
깨달아야
비로소 진여와 하나 되리라
☞ 동산양개(洞山良价), <오도송(悟道頌)>
※ 조동종(曹洞宗)을 개창한 동산은 물을 건너다가
우연히 그림자를 보고서 깨달음을 얻은 뒤 이 시는 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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