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인지 몰라야

 

 

 

 

내가 누구인지 몰라야|산방한담 산사하루

법상 | 2014.05.12. 19:36 http://cafe.daum.net/truenature/J8CT/163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하는 자아정체성이야말로 말 그대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주는 자기 존재 확인의 수단이 된다. 나는 어떤 가치관을 지녔고, 어떤 사상을 가졌으며, 어떤 종교를 믿고, 어떤 믿음들을 가지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통해 우리는 내가 누구라는 거짓된 我相, 에고를 만들게 되고 그것을 통해 매 순간 자기라는 환상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 특정 믿음과 자아정체성이라는 我相이야말로 자신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나' 로 만들어 준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자아정체성이나 특정 믿음, 아상과 에고가 없을 때, 내가 누구인지를 설명해 줄 그 어떤 준거 틀도 없을 때 그 때 비로소 우리는 특정 필터를 거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지혜가 생겨난다. 그 때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참된 이해가 시작되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오직 모를 때만이 진정한 자신에 대한 참된 이해가 시작된다.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規定짓고 限定짓는 순간 자신은 그 규정 속에 제한되고 갇히고 만다. 그 때, 生覺 속의 나, 觀念 속의 나는 있을 지언정, '진짜 나' 와는 점점 멀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