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염쟁이 유씨를 보고 나서
겨울나무( 김 산) ||2015.06.05. 11:14 http://cafe.daum.net/truenature/KIMF/5692
연극, 염쟁이 유씨를 보고 나서
염쟁이 유씨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
또 그 아버지의 아버지에
아버지까지
대대로 염쟁이였단다
지상에서 떠나는 이들에게
마지막 따뜻한 옷 한 벌 입히고
그 입에 마지막 쌀 한 숟가락 떠 넣어 주며
저승 가는 길 배고프지 말라는
이 지상에서의 마지막 배려를 해 주는 이가
염쟁이 유씨다
염쟁이 되기 싫다고 도망치던 이런 유씨가
아버지 염을 하며 염쟁이가 되었는데
30년 넘게 남들까지 염을 해 주던
그런 염쟁이 유씨가
이제 마지막 염을 한다고 기자를 불렀단다
자신의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도시까지 와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이겨야만 한다는 신념으로
아비보다 먼저 흰 국화꽃 되어
도시로
추
락
한
시신을 거두어
지금 막지막 염을 하고 있다
떠날 때의 몸을 보면 그 사람이
산 날 동안의 삶을 읽어 낼 수 있다는데
염쟁이 유씨는 아들을 염하며
아들의 어떤 삶을 읽어 낸 것일까?
그리고
염쟁이 유씨가 세상을 떠나는 날에는
그는 죽음이 무엇이라고 몸의 언어로 남길까?
적어도 죽음이 슬픈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읽게 하지는 않을까
염쟁이 유씨의 아들이 관이 담겨
저 멀고 먼 길을 흰 국화꽃길 따라 떠난다
2011년 6월 17일
'삶의 향기 메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은 아이도 다시 살리는 엄마의 체온! (0) | 2015.06.07 |
---|---|
[스크랩] `스드메` 찾는 부부 줄어든다..`작은 결혼식` 확산 (0) | 2015.06.07 |
17살 학도병의 편지 (0) | 2015.06.06 |
최고의 대화술 (0) | 2015.06.05 |
고요, 라는 말 (0) | 2015.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