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연극, 염쟁이 유씨를 보고 나서

장백산-1 2015. 6. 6. 18:47

 

 

 


연극, 염쟁이 유씨를 보고 나서

겨울나무( 김 산) ||2015.06.05. 11:14 http://cafe.daum.net/truenature/KIMF/5692  

 

 

 

연극, 염쟁이 유씨를 보고 나서

 

 

염쟁이 유씨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

또 그 아버지의 아버지에

아버지까지

대대로 염쟁이였단다

 

지상에서 떠나는 이들에게

마지막 따뜻한 옷 한 벌 입히고

그 입에 마지막 쌀 한 숟가락 떠 넣어 주며

저승 가는 길 배고프지 말라는

이 지상에서의 마지막 배려를 해 주는 이가

염쟁이 유씨다

 

염쟁이 되기 싫다고 도망치던 이런 유씨가

아버지 염을 하며 염쟁이가 되었는데

30년 넘게 남들까지 염을 해 주던

그런 염쟁이 유씨가

이제 마지막 염을 한다고 기자를 불렀단다

 

자신의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도시까지 와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이겨야만 한다는 신념으로

아비보다 먼저 흰 국화꽃 되어

도시로

시신을 거두어

지금 막지막 염을 하고 있다

 

떠날 때의 몸을 보면 그 사람이

산 날 동안의 삶을 읽어 낼 수 있다는데

염쟁이 유씨는 아들을 염하며

아들의 어떤 삶을 읽어 낸 것일까?

 

그리고

염쟁이 유씨가 세상을 떠나는 날에는

그는 죽음이 무엇이라고 몸의 언어로 남길까?

적어도 죽음이 슬픈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읽게 하지는 않을까

 

염쟁이 유씨의 아들이 관이 담겨

저 멀고 먼 길을 흰 국화꽃길 따라 떠난다

 

 

 

2011년 6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