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가현각 증도가
55.용 항복시킨 발우와 호랑이 싸움 말린 석장(錫杖)이여, 두 갈래 금고리가 딸랑딸랑 우는구나. 降龍鉢解虎錫, 兩鈷金環鳴歷歷.
마음이 마음에 속으면 精神없이 헤매고 마음이 마음을 깨달으면 온갖 분별 분쟁과 시비와 추구가 사라집니다.
용처럼 變化無常한 마음도 역시 마음을 벗어난 일이 아니고, 호랑이처럼 치솟는 분노와 시비와 탐욕도 마음 밖의 일이 아닙니다. 虛空과 같은 마음이 자기 性質을 따라서 變化無常한 모습으로 이 세상에 드러납니다. 텅~비어 있기에 그것이라고도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마음이지만 그 마음이 온갖 속삭임과 옳고 그름으로 드러납니다.
그러나 이 모두가 텅~빈 마음뿐이어서 이 세상에 일어난 일도 없고 變化를 일으킨 일도 없습니다. 이 세상 온갖 모습과 헤아림이 안팎이 없고 위아래가 없이 있는 그대로 일뿐 다른 일이 아닙니다.
용 그대로, 호랑이 그대로 안도 없고 밖도 없고 위아래도 없이 그냥 如如합니다. 컵 그대로 이것이고 글자 그대로 한결같습니다. 깊이도 없고 陰影도 없고 뜻도 없습니다.
단박에 밝으면 그런저런 발우나 석장의 도리도 없어서 달리 깨달음이란 것, 마음이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드러난 것을 좇아 스스로가 迷惑하면 온갖 變化와 是非와 分別이 스스로를 拘束할 것입니다.
두 개의 分別로 드러나는 온갖 일을 떠난 別個의 하나의 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두 개의 分別 그대로, 옳고 그름 그대로, 밝음과 어둠 그대로 이미 하나입니다. 온갖 두 개의 소리 요란하게 울리나 소리도 없고 울린 일도 없는 것입니다. 온갖 소란스러움이 울리나 그런 일이 없음을 여실히 볼 뿐입니다.
달리 두 개의 소리를 없앨 필요도 없고 한 개의 소리를 지킬 필요도 없습니다. 두 개를 버리고 다른 한 개를 取하려 한다면 이것이 크나큰 是非이고 分別입니다.
지금 여기 일어나는 그대로. 온갖 내면의 속삭임 즉, 생각 감정의 빛깔들, 다양한 소리, 흔들림 그대로. 여기에서 아무런 조작없이 쉬어질뿐입니다. 달리 손댈 필요도 없고 얻을 것도 없으며 잃을 것은 더더욱 없습니다.
그저 요란한 그대로 깨뜨릴 수 없는 휴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