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욕망의 문제

장백산-1 2016. 1. 5. 10:33

욕망의 문제|몽지와 릴라          

 

욕망의 문제

<유마경> 보살품에 지세보살의 문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세보살에게 제석천으로 변신한 악마 파순이 천녀들을 데리고 나타납니다. 파순은 지세보살에게

천녀들을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지세보살은 천녀들이 법의 물건이 아니라며 거부합니다. 이때 유마

거사가 나타나 천녀를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재가(在家)에 있으면서 세속의 옷을

입고 불제자가 아니므로 받아들인다고 이유를 말합니다.


악마 파순은 欲界, 色界, 無色界의 三界 중 欲界 第6天의 임금인 魔王입니다. 항상 악한 뜻을 품고,

나쁜 법을 만들어 수도인을 어지럽히고 사람의 지혜를 끊는다고 합니다. 天女는 欲界 第6天에 사는

女性입니다. 색계, 무색계의 하늘에는 淫欲이 없으므로 남녀의 구별이 없어 천녀가 살지 못합니다.

지세보살은 출가 사문을 상징합니다. 깨달음을 추구하고, 깨달음을 향한 수행을 하며, 깨달음과

깨달음 아님이 따로따로 있다고 여깁니다. 지세보살에게는 法과 法 아님이 따로따로 있고 淫欲과

음욕 아님이 따로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더러운 음욕을 버리고 깨끗한 마음을 유지하고 지키고자

합니다.

제석천으로 변한 파순이가 지세보살을 희롱합니다. 파순은 지세보살에게 欲望의 象徵인 天女를

받아들이라 합니다. 지세보살은 거부하지만 이때 나타난 유마거사는 자신에게 달라고 합니다.

유마는 정명(淨名)으로 깨끗한 이름이라는 뜻입니다. 깨끗함의 상징인 유마와 欲望은 맞지 않습

니다. 그러나 유마는 欲望을 받아들입니다. 欲望을 거부하고 欲望아님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欲望 그대로를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欲望이 欲望이 아니고 欲望 아님이 欲望이기 때문입니다.

유마는 천녀를 받아들이고 나서 欲望에 醉하는 것이 아니라 欲望이 欲望이 아님을 깨달으라고

이끕니다. 천녀 자신 卽, 欲望이 本來  空하여 欲望 그대로 欲望이 아님을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法이란 世俗을 떠나 따로 있지 않습니다. 世俗의 옷을 벗는 게 깨달음의 길이 아닙니다. 欲望을

끊어 없애고 거부하는 게 깨달음이 아닙니다. 만약 欲望을 끊어 없애고 거부한다면 그것은 揀擇

하는 것입니다. <신심명>에서 '지도무난 유혐간택(至道無難 有嫌揀擇)'이라는 말을 합니다. 

'지극한 道는 어렵지 않으니 간택하는 것을 멀리 꺼려할 뿐이다.' 欲望을 取하거나 欲望을 버린

다면 그것은 取捨選擇하는 마음 分別하는 分別心입니다. 분별심은 道와는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욕망과 욕망 아님이 본래 따로 없는 것입니다. 모두가 하나의 마음일 뿐이어서 욕망이라는 내용물도

없고 욕망 아니라는 내용물도 없습니다. 이 세상 어떠한 因緣도 取捨揀擇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할

만한 實體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세속의 인연을 버리고 출가하는 것이 아니며, 출세속을 버리고

세간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일이 아닙니다. 世俗에 있든 出家해 있든 그것 그대로 그것이랄 게 없어

서 취사선택할 일이 本來 없음을 깨달을 뿐입니다.

그러니 지금 여기 주어진 因緣을 法이라는 이름으로 造作할 수 없습니다.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如如함이  곧바로 이 세상의 참모습, 實相이기 때문입니다. 길들여진 마음대로 이 세상의 모습이

어떻게 일어나든 그저 한나의 마음일 뿐입니다. 일어나는 인연에 연연할 필요가 없는 이유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바로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이렇게 온갖 가지 모양과 느낌 감정, 생각, 맛,

냄새, 소리 등의 물결로 드러납니다. 그것 그대로 바로 지금 이 하나의 일입니다. 이것을 투철히

깨치고 나면 욕망과 욕망 아님에서 왔다 갔다 헤매지 않습니다. 욕망이 일어났다고 허둥대지 않고

욕망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욕망의 굴레에서 자유로워지는 妙法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로 平等하여 이 세상 모든 것이 '하나임'이 分明하면 欲望이라는 문제는

전혀 障碍가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놀라운 경험입니다. 그저 아무런 의미도 뜻도 없는 일

들이 그냥 일렁일 뿐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그것들 그대로 하나의 일일 뿐이라는 洞察과 自覺

은 스스로의 變化를 가져옵니다. 그러한 變化로 內面의 갈등과 혼란과 불안이 자연스럽게 사라져

버립니다. 무엇이 일어났건 그건 다른 일이 아니라 하나의 일일 뿐이라는 통찰과 자각만이 허깨비

신기루 꿈 물거품 그림자 아지랭이 같은 모든 번뇌 망상 상념 생각을 사라져버리게 합니다.

이 세상 모든 것, 우주만물이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텅~빈 공간의식 이 자리 이 마음일 뿐입니다.

이 텅~텅~빈 마음을 떠나서는 欲望이라는 象徵의 天女가 따로 없습니다. 이 텅~빈 하나의 마음을

떠난 파순이가 없습니다. 이 텅~빈 하나뿐인 마음을 떠난 출가사문이 따로 없습니다. 이 세상으로

드러난 모양을 따라서 分別에 사로잡혀 分別心으로 이 세상을 보는 것이 바로 내 마음의 天女이고

파순이 입니다. 欲望을 떠나 따로 깨끗한 것을 찾으려는 分別心이 바로 내 마음의 출가사문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바로 지금 당장 여기 이 순간 텅~빈 바탕 공간마음 이 자리 이것일 뿐입니다.
여러 가지를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당장 어떠한 것에도 執着히지 않아 아무 일이 없느냐,

아니면 鬼神 씨나락 까먹는 內面의 소리, 內面의 衆生인 虛妄한 煩惱 妄想 想念에 사로잡히느냐.

당장 곧바로 헤아릴 조그만 여지도 없이 이것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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