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파도치는 삶은 내가 아니다

장백산-1 2016. 3. 12. 00:59

파도치는 삶은 내가 아니다    


 

 

 

나는 누구인가?  세상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바다에 因緣 따라 파도가 치듯, 삶이란 파도에 불과하다.

온갖 존재, 우주만물이 펼치는 울고 웃는 삶의 스토리가 다만 ‘파도’일 뿐이다.

파도는 本質이 아니다.  오직 ‘하나의 바다’만이 참된 本性일 뿐이다.

 


바다와 파도의 비유는 선(禪)에서 人間의 本性과 宇宙의 實相, 참 모습을 밝히는데 종종 사용되는 비유다.

바다가 하나 있고, 그 바다 위에서는 因緣에 따라서 무수한 파도가 친다. 날씨가 좋을 때는 파도가 잔잔하

고, 거칠 때는 파도도 거세다. 그러나 파도가 잔잔하든 거세든 바다의 深淵은 언제나 고요하다. 파도는 인

연 따라 끊임없이 變化하지만, 바다는 언제나 한결 같이 아무런 동요 없이 그냥 그렇게 있을 뿐이다.

 

이 몸과 계속해서 올라오는 生覺, 感情, 欲望, 意識 마음, 그리고 세상과 세상 속의 온갖 事件 事物들은 바로

하나의 바다에서 일렁이는 파도와 같은 고정된 실체가 없는 허깨비 물거품 그림자 같은 것일 뿐이다. 인연

따라 파도가 치듯, 인연 따라 행복한 일도 괴로운 일도 일어난다. 좋고 나쁜 온갖 감정들도 일어났다 사라지

고, 사업도 성공했다가 실패했다가 한다. 이 세상 모든 存在 또한 태어났다가 죽는다. 肉身은 生老病死, 宇宙

는 成住壞空, 느낌 감정 욕망 욕구 충동 의지 의도 분별심 인식은 生住離滅 하듯이 없던 것이 생겨난 것은

잠시도 머물지 않고 無常하게 變化하고 온갖 풍랑과 우여곡절을 겪다가 때가 되면 사라진다. 그러나 이 모든

현상들이 하나의 파도일 뿐이다.

 

이와 같이 파도는 固定不變하는 實在의 實體가 아니다. 파도 그 아래의 바다가 파도의 實體다. 그런데 우리는

이 파도를 나와 동일시 해서 파도를 나라고 여긴다. 거센 파도가 치듯, 거센 화나 욕망이 몰아칠 때는 그 감정

에 빠져 사로잡힌다. 실패하고 성공할 때마다 울고 웃기를 반복한다. 그 모든 것이 진짜라고 여기고, ‘나’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겨나고 사라지고 오고 가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은 다만 파도일 뿐이다.

 

파도는 인연 따라 생겼다가 사라지는 虛妄한 고정된 실체가 실체가 없는 幻影일 뿐이다. 우리는 그동안 파도

를 나라고 잘못 알고 있었기 때문에 파도의 모양에 따라 울고 웃기를 반복하며 살았지만, 우리의 本性은 파도

가 아닌 바다 그 自體다. 그 어떤 울고 웃을 일들이 일어나더라도 바다는 아무 影響을 받지 않는 것처럼, 우리

의 本性은 껍데기 겉모습 가짜에 전혀 影響을 받지 않는다. 평생 파도만 보며 울고 웃지 말고 파도가 일어나

배경인 바다를 確認하는 일, 그것이 바로 마음공부요 禪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라고 여겨왔던 이 몸과 느낌 감정, 상각 상상 이미지, 욕망 욕구 충동 의지 의도, 분별심

인식 분별하는 의식 모든 것들은 파도일 뿐이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다만 파도일 뿐이다. 生覺과

分別하는 마음 너머에서 곧장 이 세상 모든 것들이 파도가 아닌 바다였음을 다만 確認할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