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없는 것도 없는 이것은 무엇인가?

장백산-1 2016. 6. 1. 17:50


없는 것도 없는 이것은 무엇인가?



고요하지만 천 가지로 드러나고 움직이지만 한 물건도 없네.

없는 것도 없는 이것은 무엇인가? 서리 내린 후 국화가 만발하네.


- 태고보우(太古普愚, 1301∼1382) 


정야천반현(靜也千般現)  동야일물무(動也一物無)

무무시심마(無無是什麽)  상후국화조(霜後菊花稠)


 

마음은 어떤 모양도 없고 고정된 위치도 없고 방위도 없고 흔적도 없고 성질도 없고 시작과 끝도 없지만

늘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이렇게 여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어제 일을 떠올려 보십시오.

허망한 지나간 어제의 일을 무엇이 되살려 내고 있습니까? 그리고 그 기억이 떠오르는 장소는 어디입니까?

내일 일을 상상해 보십시오. 무엇이 어디에서 그러한 상상을 하며 어디에서 그러한 일이 벌어집니까?

제 스스로는 움직임이 없지만 우주삼라만상을 드러내고 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어제의 일을 떠올리고 내일의 일을 예상해도 실제로 마음에는 한 물건도 있지 않습니다.

온갖 모양 모습, 느낌 감정, 생각 상상 이미지, 욕망 욕구 충동 의지 의도, 분별심 분별의식 인식들은 

아무 실체가 없는 이미지나 환상과도 같습니다. 바로 지금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고 알아지는 외부의 

대상들 역시 의식과 감각지각이 만들어내는 꿈의 세계와 전혀 다름이 없습니다. 아무리 작용해도 그 

마음의 일일뿐 다른 것은 없습니다. 


비록 마음이라 단어로 말을 하지만 마음이란 것마저도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고 알아지는 것을 벗어나 따로 마음이란 것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보이고 들리고 느껴

지고 알아지는 것이 꿈과 같이 실체가 없는 것이라면 마음도 역시 실체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없다, 있다 하는 이것은 무엇입니까? 없는 것 역시 없는 이것은 무엇입니까?


대상이 아닌 자기 자신, 아무 내용이 없는 마음과 일체의 현상은 결코 둘이 아닙니다.

아는 자와 알려지는 대상은 둘이 아닙니다. 그런 까닭에 누가 道를 물으면 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탁자를 톡톡 두드립니다. 손가락과 두드리는 소리에 속지 않는다면 그것이 무엇입니까?

서리가 내린 후에 국화가 만발하고, 매서운 추위를 지낸 뒤에 매화 향기가 더욱 진해지는 법입니다.


 


- 몽지님 / 가져온 곳 :  카페 >무진장 - 행운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