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크게 웃고 보니 병속 달이 없어졌네
밝은 달 강에 뜨고보니 보는 것만으론 부족하여 병을 가져와 병 속에 물속 달을 담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느낀 바 있어 한 번 웃고 병을 기울이니 달 또한 없어졌네.
- 경봉정석
명월부강간부족(明月浮江看不足) 휴병수월입병중(携甁水月雴甁中)
귀가홀지방응각(歸家忽地方應覺) 일소경병월역공(一笑傾甁月亦空)
오랜 기다림 끝에 고요한 강물에 밝고 둥근 달이 비추면서 떠오릅니다. 마음공부하는 사람이
포기하지 않고 공부에 애를 쓰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홀연 깨달음을 경험하는 소식을 말하고
있는 詩입니다. 그 때의 마음이야 그 지경을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뿐 다른 사람은 짐작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강물에 떠오르는 그 밝은 달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성에 차지 않습니다.
깨달았다면 뭔가 한 소식을 해서 남다른 증거라도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같은 마음입니다.
그래서 병을 가져와 물에 떠 있는 달을 담아가지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내가 이런 체험을 했다,
깨달아 보니 깨달음이 이렇더라, 이렇게 해야 깨닫는다, 이런 모든 말들이 모두 병 가운데 담은
물 속에 비친 달의 그림자일 뿐입니다.
깨어남의 체험 초기에는 예전의 習慣이 남아 있어서 그 깨달음을 또 다른 하나의 경험과 기억
으로 축적하고 자기 것으로 소유하려고 의도 합니다. 그러나 꾸준히 공부를 해 나가다 보면 스
스로 그런 의도가 자신의 失手임을 깨닫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야 비로소 병 속에
담긴 달의 그림자는 진짜 달이 아니라는 事實을 깨닫는 겁니다.
그 때가 돼서야 한 바탕 크게 웃으며 병 속에 담아 가지고 있던 달의 그림자를 쏟아버리지만
원래부터 본래부터 달의 그림자는 없었습니다. 衆生이 스스로 깨닫지 못했다고 여기는 生覺도
妄想이고 分別心 分別意識이지만, 부처가 스스로 깨달았다고 여기는 生覺 역시 또 하나의 다른
妄想이고 分別心 分別意識이었습니다. 그 어느 누가 이 비밀 아닌 비밀을 알겠습니까?
오직 모를뿐!!!
- 몽지님- / 가져온 곳 : 카페 >무진장 - 행운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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