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하면 좋은 일만 생길까?

수행하면 좋은 일만 생길까?

2016년 10월 5일자 / 법보신문 / 법상 스님  beopbo

수행하면 좋은 일만 생길까?

어떤 사람이 내게 욕을 했다고 해 보자. 이 세상 그 수많은 인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욕한 것은 그럴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것은 괴로운 상황이거나 어떤 특수상황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는 평범한 

상황이다. 욕을 한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 사람들은 제각각 자기의 삶과 관점이 있으니 그 사람

의 입장에서는 욕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내가 그 사람이 한 욕을 먹고는 화를 내고, 열 받아서

씩씩거리고, 크게 심각하게 여기고, 그 욕에 휘둘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생겨나기 시작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 사실 나에게 욕한 사람이 문제인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욕설을 듣고 그 욕이 진짜라고 여기면서 

그 욕을 실체화하고, 그 욕에 내 마음이 얽매여서 휘둘리기 시작한 것이 문제일 뿐이다.

수행은 마음공부일 뿐, 외부경계 바꾸지 못해 다만 수행을 하게 되면 경계에 흔들리지 않아

사실 누가 욕을 했지만, 그 사람이 아무에게나 욕하는 정신이상자라면 그 욕을 듣고도 그러려니 하며 

그렇게 괴로워하지 않을 것이다. 또 영화에서 욕하는 장면이 나와도 괴로워하지 않고, 타인들끼리 욕하

는 것을 볼 때도 우리는 괴로워하지 않는다. 내 일이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 욕설에 我相을 개입

시키지 않고, 그 욕에 힘을 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욕이라는 그 자체는 中立的인 파동하는 소리에너지일 뿐이지 그 욕 자체가 절대적으로 괴로운 

어떤 실체가 있는 對相이나 境界는 아닌 것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누군가가 나에게 욕을 한다면, 그 

사람 입으로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이니 그럴 수도 있다는 사실을 허용해 받아들여보라. 내가 그 사람과, 

이 세상 모든 사람을 내 마음에 안 든다고 일일이 싸울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건 전적으로 그 사람의 

자유라는 것을 허용해 주자는 것이다. 

이와 같이 마음공부를 하면 갑자기 나를 욕하던 사람이 더 이상 욕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내가 수행

을 하든 안 하든, 심지어 깨달음을 얻었다고 할지라도 나에게 욕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욕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수행을 하면 이제부터 더 이상 그 상대방의 욕이 나를 타격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그는 

계속 누구에게나 욕을 하겠지만, 나에게는 더 이상 욕이 아니다. 그 욕이라는 말 뜻에 휘둘려 그 의미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 욕이 그저 있는 그대로의 중립적인 파동하는 소리에너지로 일어났다가 사라지

도록 허용해주게 되는 것이다. 수행이란 말 뜻과 의미에 사로잡히지 않고 그 의미 너머의 本바탕에 契合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 이 모든 것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그 텅~빈 배경에 주목하는 것이다.

수행을 마음공부라고 하듯, 전적으로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공부이지, 내 외부경계를 바꾸는 공부는 아닌 

것이다. 마음공부가 되면 되어갈수록 외부 경계들이 나를 괴롭히지 않는 좋은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 아니

라, 내 마음에서 더 이상 바깥 경계들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일 뿐이다. 외부경계의 실체성이 사라

지고, 외부 경계에 심각해지지 않게 되며, 이 세상 모든 것들, 대상 경계들은 마치 꿈처럼 일어났다가 사

라져버리는 실체가 없는 虛妄한 파동하는 에너지들의 현상들일 뿐임을 실감하게 된다. 그러니 일어나지만 

일어난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아니 외부의 경계 대상인 이 현실세계가 곧 내 내면의 마음과 둘이 

아님을 깨달아 알게 되기에, 내 마음 말고는 나를 괴롭힐 그 무엇도 없음을 안다. 더 이상 두려울 게 없다.

실제 석가모니부처님의 일대기를 보면 석가모니부처님께도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온갖 외도들이 부처님을 헐뜯었고, 심지어는 자객을 보내기도 했고, 거짓 임신설을 유포한 이들도 

있었고, 심지어 사촌이었던 데바닷다는 온갖 방법으로 부처님을 괴롭히기도 했다. 이처럼 깨달은 사람이

라고 해서 괴로운 일이 안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 그 모든 일들이 다 일어나지만 일어나는 그대로 

전혀 일어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수행을 한다고 하면서 외부 경계를 조작하려 하지 말고, 다만 

그 외부 경계,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드러나느 배경, 안과 밖이 없는 그 본바탕 마음에 접속하라.

▲ 법상 스님 목탁소리 지도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