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69·사진)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이 7일 국민일보 기자를 만나 “정진엽(61) 보건복지부 장관이 잘못 없는 나를 쫓아냈다”며 “정 장관도 어디선가 압력을 받아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이사장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찬성을 결정한 홍완선(60)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을 반대하다 돌연 퇴임했었다.
최 전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27일 퇴임한 직후 정 장관을 향해 작성한 A4 용지 11장 분량의 편지를 소지하고 지난 6일 국정조사 청문회에 임했지만 공개하지 못했다. 편지에는 복지부와 ‘윗선’이 자신을 부당하게 퇴임케 한 배경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이사장은 “지금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 계획이 없다”며 “이걸 공개하면 정 장관이 사표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1997∼98년 복지부 장관을 지낸 그는 “정 장관이 선배 장관을 아주 이상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최 전 이사장은 “주무 부처는 산하기관장을 보호해야 마땅한데 그 역할을 거꾸로 했다”며 “본인도 어디에서 압력을 받아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쫓겨나던 지난해 국민연금은 기획재정부 경영실적 평가 결과 최초로 A등급을 받았다”며 부당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청문회에서 “지난해 당국이 ‘홍완선 본부장을 연임시키라’고 했는데 ‘못하겠다’고 한 것이 일의 발단”이라고 밝혔다. 홍 본부장이 외부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가 아닌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찬성 결정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결 건은 삼성 측에 큰 이익을 안겼고, 향후 박영수 특별검사의 주된 수사 사안이다. 복지부는 “최 전 이사장의 압력 주장은 처음 듣는다”며 “연임과 관련해 공문이 오가긴 했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황인호 김동우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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