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박헌영은 최순실·정유라 보좌 역할…노승일, 코어스포츠 세운 뒤 배제돼

장백산-1 2016. 12. 19. 11:52

박헌영은 최순실·정유라 보좌 역할…노승일, 코어스포츠 세운 뒤 배제돼

[중앙일보] 입력 2016.12.19 03:00


“이틀 뒤 박헌영 과장이 태블릿PC가 내 것이라고 위증할 것이다. 이는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과도 입을 맞춘 내용.”(고영태씨, 13일 월간중앙 인터뷰)


위증 의혹 등장인물 관계는
고영태는 최씨와 틀어지며 폭로전

“고영태씨가 태블릿PC를 들고 다니는 걸 봤다.”(박헌영 과장, 15일 4차 청문회)

“박헌영 과장의 진술은 정동춘 이사장이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과 통화한 뒤 지시했기 때문.”(노승일 부장, 18일 본지 인터뷰)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에 대해 K스포츠재단 인사 등 관련자들이 엇갈린 진술을 내놓고 있다. 한때 최씨의 측근이었던 이들이 맞서며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위증 논란을 둘러싼 핵심 갈등의 두 축은 최순실(60)씨와 고영태(40)씨로 나뉜다. 최씨 편엔 지난 4일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과 접촉해 위증 시나리오를 짰다는 의혹을 받는 정동춘(55) 이사장, 국회 청문회에서 태블릿PC에 대해 증언한 박헌영(40) 과장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10년부터 최씨가 단골로 다녔던 스포츠마사지센터의 원장이었다. 지난 5월 최씨가 정호성(47) 전 비서관에게 정씨를 추천한 직후 2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당초 비상근 이사장으로 뽑혔던 정씨가 얼마 지나지 않아 상근직으로 바뀌면서 재단 안에선 “최씨가 뽑아준 데 이어 급여까지 챙겨줬다”는 소문이 퍼졌다고 한다.

박 과장은 대학 선배였던 더블루K의 류모 부장의 제안을 받고 최씨와 일하게 됐다. 그는 정 이사장을 따르며 최씨와 최씨의 딸 정유라(20)씨를 보좌하는 일을 맡았다.

재단 안에서 ‘최순실·정동춘·박헌영’ 라인과 대척점에 선 건 노승일(40) 부장과 김필승(54) 이사였다. 본지에 새누리당 의원의 ‘위증 교사’ 의혹을 제기한 노 부장은 배드민턴 선수 출신으로 고씨와는 한국체육대 재학 때부터 친한 사이였다. 증권회사에 다녔던 노씨는 2014년 2월에 고씨의 소개로 최씨를 만나 최씨 조카 장시호(37)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을 위한 밑작업을 맡았다가 한 달 뒤쯤 해임됐다. 이후 노씨는 지난해 말 고씨의 설득으로 다시 최씨와 만나 독일 코어스포츠 설립 업무를 맡았지만 두 달 뒤 업무에서 배제됐다. 지난해 말 고씨와 최씨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두 사람은 최씨 국정 농단과 재단 비리 폭로에 나섰다.

김 이사는 최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추천해 뽑힌 인물이다. K스포츠재단 안팎에서는 그가 재단 자금이 최씨 회사 더블루K로 유출되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재단의 한 관계자는 “김 이사는 학자로서의 양심 때문에 최씨의 사익을 챙기는 일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 이사장과 자주 갈등을 빚었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