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유신독재 70년대도 아니고'..
최순실 재판서 드러난 靑 문화계 색깔론
문창석 기자,윤수희 기자,성도현 기자 입력 2017.01.13 19:58
안종범-조동원 "좌파 영화계에 놀아나" 문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윤수희 기자,성도현 기자 = 문화계에 '좌파' 성향이 우세하다고 본 청와대와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보수적 시각으로 문화계를 재편성하려 한 정황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3일 열린 최순실씨 국정농단 3회 공판에서 검찰은 이런 내용의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진술을 공개했다.
방모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검찰 조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경위에 대해 "2015년 초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이 '문화·체육계에 우파가 없으니 관련 단체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재단 출연과 관련해 "잘은 모르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해 작성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처음에는 사단법인 형태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안 전 수석의 지시로 재단법인 형태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관여한 정황이라고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재단에 대한 출연이 끝난 2016년 2~3월에 작성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면담 말씀자료에서 재단 출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말씀자료를 작성한 방 전 행정관은 "재단 설립 과정에서 감사의 표현을 하는 차원인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문화예술계 인사에 대해 '색깔론'을 들이댄 정황은 또 있다. 이날 검찰은 안 전 수석과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이 "문화예술계에 좌파 인사가 많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조 전 본부장과 안 전 수석은 문자메시지에서 "한상준(전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 후보는 어렵게 찾아낸 우리 쪽 사람이니 함께 노력하자", "좌파 영화계에 놀아나고 있나, 우리는 언제나 영화와 SNS에서 밀리고 고생한다"는 내용을 주고 받았다.
검찰은 "(문화예술계에 대해)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걸 보여주는 예"라며 "체육계와 문화계에 좌파 인사가 너무 많아, 미르·K스포츠재단을 정부 주도 아래 설립해 정부 입맛에 맞는 재단을 설립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특정 문화계 인사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 '블랙리스트' 문건을 최순실씨가 보고 받았다는 정황도 파악됐다. 최철 문화체육관광부 정책보좌관은 검찰에서 자신이 작성한 좌파 성향의 문화예술 단체 보고서를 고영태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해당 문건을 고씨 집에서 확보했으며, 해당 문건은 고씨를 통해 최순실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문건에는 장애인 연극단체 '다빈나오' 지원에 관한 언급이 있다.
검찰에 따르면 문건에는 다빈나오 관계자에 대해 야당 정치인의 트위터를 집중적으로 팔로잉했다고 언급됐다.
특히 해당 관계자에 대해 "노무현 정권에서 인권위 자문위원을 지낸 바 있고 좌파적 성향을 갖고 있다"며 "일부 작가와 예술가를 통해 인의 장막으로 철저히 (좌파 성향을) 은폐하고 있다"고 적었다. 다빈나오는 결국 2016년 문체부 지원 사업에서 탈락했다.
the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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