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안종범 "박 대통령, 주로 전화로 지시… 수첩 읽는 듯한 느낌"

장백산-1 2017. 1. 28. 20:25
안종범 "박 대통령, 주로 전화로 지시…
수첩 읽는 듯한 느낌" 

진송민 기자 mikegogo@sbs.co.kr 작성 2017.01.28 10:20 수정 2017.01.28 11:41



 최순실 씨 국정농단 의혹을 푸는 핵심 증거가 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 수첩에 기록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는 대부분 안 전 수석이 박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며 받아적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박 대통령의 전화통화 지시를 수첩에 바삐 써내려가는 동안,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생각나는대로 말하기보다는 어딘가에 기록된 것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조사를 받으며 재직 시절 업무 수첩에 박 대통령의 지시를 어떻게 기록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안 전 수석의 업무 수첩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작성된 것으로, 모두 17권이며 500쪽을 넘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10∼11월 안 전 수석의 주거지와 청와대 압수수색으로 이들 수첩을 확보했습니다. 


안 전 수석은 수첩의 첫 장부터는 수석비서관회의 등 일상적인 회의 내용을 기록했고 마지막 장부터는 박 대통령을 뜻하는 'VIP'라는 제목 아래 박 대통령의 지시를 빼곡히 썼습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안 전 수석은 업무 수첩에 적힌 박 대통령의 지시 대부분이 직접 만나 기록한 게 아니라 박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지시 내용을 받아적은 것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또 업무 수첩에 기록된 것은 모두 박 대통령의 지시로, 자신이 덧붙인 것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안 전 수석이 박 대통령의 지시를 수첩에 적는 일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전화로 1시간 이상 '깨알 지시'를 한 적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화 도중 "받아적고 있나요"라고 물으며 지시를 충실히 기록하는지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지시할 것을 미리 수첩 같은 곳에 적어뒀다가 자신에게 불러주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처 :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