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황교안 대권 운운 풍설, 설마요~"
최경준 입력 2017.02.04 05:02
[오마이뉴스최경준 기자]
▲ 임은정 검사 |
ⓒ 임은정 |
검찰 내에서 소신 발언으로 유명한 임은정 검사가 "장관·총리로서 탄핵정국을 초래한 주역"이라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권주자설'을 맹비판했다.
임은정 검사는 3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황교안 "법령에 따라 靑 압수수색 불가" 협조 거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면서 황교안 권한대행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황교안 권한대행 측은 이날 최순실게이트 특별검사팀과 야당이 청와대 압수수색 협조 요청을 한 것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임 검사는 우선 "창원에 근무할 때 일"이라며 자신이 겪은 한 일화를 소개했다.
"점심시간, 모부장이 '황 장관님, 잘 하시잖아'라며 상관없는 자리에서도 용비어천가를 부르려 해서 분위기가 싸~하게 가라앉았던 일이 있었어요. 제가 웃으며 '시키는 대로 잘 하죠'라고 맞장구를 쳤더니 웃음을 참지 못한 옆 자리 후배가 풋하며 박장대소를 하여 분위기가 되살아나 그 부장 빼고 나머지 검사들이 맛나게 식사를 이어갔었습니다."
임 검사는 이어 "대권 운운의 풍설을 저도 듣습니다만, 설마요~"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황 권한대행이) 법무부장관 시절, 그 지휘를 받던 검찰이 얼마나 비판받았으며, 총리 시절엔 정부가 얼마나 무법천지였는지 드러나는 마당에…"라고 부연했다.
"제가 '없을 무자 법무부냐'고 내부게시판에 항의한 때가 황 장관 시절이었고, 제 징계취소 소송에서, 법무부는 상급자의 명령이 중대하고 명백히 위법한 때에만 복종의무가 없고 명백히 위법한지는 원칙적으로 명령을 받은 자가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이러한 주장을 할 당시 법무부의 장 역시 황 장관이라, 문체부 블랙리스트 등에서 확인되는 영혼 없는 공무원들의 복종과 부역이 왜 일어났는지, 그 원인을 짐작해 볼 수 있지요."
임 검사는 특히 "장관 혹은 총리로 탄핵정국을 초래한 주역의 한 분이니 더한 과욕을 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맹자께서 수오지심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 했으니, 한 때 검사였던 선배가 더 추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2007년 광주인화학교 청각장애아 성폭행 사건(일명 '도가니 사건')의 공판검사를 맡았고, 당시 경험과 심경을 검찰 내부게시판에 올린 것이 화제가 되면서 '도가니 검사'로 이름을 알렸다. 임 검사는 또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법무부 입장과 달리 무죄를 구형하는 등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면서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
임 검사는 지난달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도, "그런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불구속 수사를 받는 사람이 있는데, 그보다 경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에 승복할 수 있겠느냐"고 일갈했다.
한편 최근 개봉한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에서 감찰부 소속으로 조폭과 진배없이 권력을 휘두르는 정치검사와 그 수하들을 일망타진하는 정의로운 여검사는 임은정 검사를 롤모델로 했다. '더 킹'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은 "안희연 검사를 임은정 검사에게서 영향을 받았다"며 "여검사가 법무부에 맞서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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