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정기승, 2차 사법파동 '흑역사' … 노무현 탄핵 참여

장백산-1 2017. 2. 20. 20:24

정기승, 2차 사법파동 '흑역사' … 노무현 탄핵 참여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02.20 15:07


정기승 전 대법관, 박근혜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합류 … 보수 원로 법조인 '대부'


일간지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정광고를 게재한 원로 법조인 중 한 명인 정기승(89) 전 대법관이 박근혜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에 합류했다.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의 이중환 변호사는 20일 "정기승 전 대법관과 장창호 변호사(73)도 대리인단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새로 합류한 정기승 전 대법관과 장창호 변호사는 이날 헌법재판소 15차 변론에 출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측 법률대리인단에 새로 합류한 정기승 전 대법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5차 변론기일에서 참석하기 위해 대심판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기승 전 대법관은 지난 9일 원로 법조인 8명과 조선일보 1면 하단에 '탄핵심판에 관한 법조인의 의견'이란 광고를 내고 박근혜 대통령 개인에 대한 '호불호'나 '찬반'을 떠나 순전히 법률 전문가로서 법적인 견해를 밝힌다며 탄핵심판 사건의 절차상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기승 전 대법관은 1928년 충남 공주 생으로 공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거쳐 1956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해 법조인의 길에 들어섰다. 1985년 전두환 정부 시절 대법관에 임명됐고 1988년 노태우 정부 시절에 대법원장 지명을 받았지만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돼 대법원장에 오르지 못했다.

정기승 전 대법관은 보수성향 변호사들의 모임인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의 초대 회장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국보법 위반으로 고소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위원단에 참여한 이력도 있다.

당시 사법부에서는 새로운 대법원 구성을 요구하며 법관들이 들고 일어선 '2차 사법파동'의 여파로 김용철 대법원장이 물러났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정기승 내정자가 전두환 정부 시절 시국사건에 간여하는 등 사법부 신뢰 회복에 적절치 않은 인물이라며 변호사와 사법연수원생 수백 명이 임명동의안 철회를 촉구했다. 여소야대였던 국회는 정기승 내정자의 임명동의안을 즉각 부결시키는 것으로 노태우 정부를 압박했다.

지난 2014년 11월 8일 자유민주연구원과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가 개최한 '민변의 폐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긴급 토론회는 정기승 전 대법관의 성향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당시 정기승 전 대법관은 물론 현재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의 선봉장을 자처하고 있는 서석구 변호사, 최환 전 부산고검장, 고영주 전 서울남부지검장,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민변은 간첩 사건이나 국가보안법 사건이 터지면 상투적으로 '조작 사건'이라고 공세를 펼치고,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도하거나 피고인에게 묵비를 사주했다"며 "특히 '왕재산 간첩 사건' 당시에는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법원에 준항고를 13건이나 제기하는 등 수사 방해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자유 토론에서 정기승 전 대법관은 "징계 신청된 민변 변호사들이 반성은 하지 않고 수사 기관을 비난하는 데만 급급하다. 검찰·법원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석구 변호사는 "대한변협도 민변 변호사들의 잘못된 부분을 가차 없이 바로잡아야 한다"며 "검찰이 안보저해·테러 사건에서는 변론권을 제한하는 등 미국의 애국법과 유사한 법 제정을 추진한다는데 이는 우리나라에 정말 필요한 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