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박영수 특검 구속 주장한 김기춘 변호사 정동욱은 누구?

장백산-1 2017. 2. 28. 23:09

세계일보

"박영수 특검 구속해야" 정동욱 변호사 누구?

김태훈 입력 2017.02.28 13:34 수정 2017.02.28 15:04



김기춘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공안과장 지낸 '공안통' 검사 출신 / "70세 이상은 형집행정지 사유.. 고령과 건강 악화 감안해 석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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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구속돼 법정에 있어야 할 사람은 김기춘 실장이 아니라 직권을 남용한 박영수 특별검사 측이 아닌가 한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나온 발언이다. 김기춘 전 실장 변호를 맡고 있는 정동욱(68·사진) 변호사가 주인공이다. 김 전 실장은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을 주도한 혐의 등으로 박영수 특검팀에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정동욱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의 서석구, 김평우 변호사가 그랬던 것처럼 공판 시작과 동시에 특검과 재판부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특검이 수사할 수 없는 사람을 수사해 구속까지 시켰다”며 “명백한 위법수사”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 구속돼서 법정에 있을 사람은 김기춘 전 실장이 아니라 직권을 남용한 특검 측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고 탄핵에 반대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박영수 특검 구속’이란 구호가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정동욱 변호사는 “김기춘 전 실장은 최순실이란 여자를 본 일도, 전화 한 번 한 적도 없다”며 “최순실 자신도 김기춘은 전혀 모른다고 여러 매체를 통해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내가 최순실을 모른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한 것과 배치된다.



정동욱 변호사는 김기춘 전 실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도 재판부에 호소했다. 그는 “나이 80이 다 된 분이 심장에 스텐트(심혈관 확장장치)를 8개나 박고 있다. 한 평 남짓한 방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며 “잘못한 게 없는데도 구속됐다는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건강이 매우 나빠져 접견을 가도 만나기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형사소송법상 만 70세 이상은 형집행정지 사유에 해당한다. 제가 현직에 있을 때는 간첩이나 살인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70세 넘은 사람은 구속한 적이 없다”며 “피고인의 건강을 생각해 재판을 진행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충북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72년 1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정동욱 변호사는 1977년 부산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2003년까지 26년간 검찰에 재직했다. 

“블랙리스트는 죄가 안된다”고 주장한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대표적 ‘공안통’ 검사였다. 특히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 실장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1988∼1990년 대검찰청 검찰연구관과 공안3·2·1과장을 차례로 지내며 김기춘 당시 검찰총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인물이다.

김태훈·장혜진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