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시법주법위 세간상 상주라는 말은

장백산-1 2017. 4. 11. 15:21

시법주법위 세간상상주(是法住法位 世間相常住)라는 말은

 
[문] 세간상(世間相)이 상주(常住)한다는 말은 세간상을 받아들이는 것입니까 그렇지 않은 것입니까? 


[답] 아직도 이것입니까 저것입니까 하고 분리 분별을 하는 질문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오. 
제아무리 정교하고 미묘하게 물어봐도 또 그에 대해 아무리 희한한 답을 들었다 해도 질문이나 대답은
전부 다 부처님 손바닥 안이오. 인간이 머리를 굴려서 나온 모든 생각은 그게 아무리 성스럽고 대단한 
생각일지라도 전부가 다 본래자리에서 두 번 세 번 굴려서 나온 분별 번뇌 망념 망상 환상일 뿐이오.

그러니 머리를 굴려 생각을 굴려서 요리조리 이치를 따져가며 이 법(法)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마음은
이미 출발부터 터무니 없는 일임을 잊지 마시오. 얼마나 미묘하고 대단하게 알았는가 와는 전혀 상관
없소. 이 법은 설사 그 질문에 대해 그게 세간상을 받아들이는 것인지 혹은 그 반대인지 알았다 한들, 
그 사실이 질문자가 깨치는가 못 깨치는가와 무슨 상관이 있는 거요? 그렇게 계속 지적 호기심만을 
좇으며 이 길을 가려고 하는 한 당나귀 해(태양)이 되어도 깨달을 분수는 없소. 

그와 같은 질문도 또 그렇게 질문하는 자도 전부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질문을 하기는 하는데 그 질문을 하는 주체를 도무지 찾을 수가 없지 않소? 질문하는 자가 없는데 어떻게 
질문이 혼자 있을 수 있겠소? 결국 이 세상 만법은 지금 목전에 펼쳐진 울퉁불퉁한 모습 이대로인 채로 
참으로 공적(空寂)해서 끝끝내 아무 일도 없는 게 진실이오. 다만 어리석은 중생이 온갖 소리와 형상을 
틀림없는 실제라 여기고 그것에 집착하기 때문에 이거다 저거다, 옳다 그르다 아웅다웅하는 온갖 분리
분별하는 차별법이 있는 거요. 

꿈속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다가 천신만고 끝에 한 순간 꿈에서 깨고 나면 전혀 아무 일도 없었음을 
알아차리고 그동안 꿈속에서의 모든 헛된 노력을 단박에 쉬지 않소? 지금 여러분이 깨닫기 위해 혹은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그렇게 애쓰고 있는 이 세상 모든 일, 세간상을 받아들이니 마니, 번뇌니 보리니 
분리 분별 차별 차등 구분하는 온갖 그럴싸한 말도 전부 다 꿈속의 일과 다르지 않은 거요.

그렇게 모든 세상사가 몽땅 꿈속의 그것처럼 작용이 없는 공적한 것임을 간파하는 것이 바로 참된 
수행자가 넘어야 할 제일 첫 번째 관문이오.


[현정선원 법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