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은 진짜 사랑인가요?
여자가 정말로 저와 사랑에 빠진 것인지, 그저 사랑놀이하려는 것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습니까?
정말 구별하기 어려운 일이다! 아무도 사랑을 구별할 수 없다. 원래 사랑이라는 것은 놀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사랑의 실체이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자가 정말로 그대를 사랑하는 것이지 사랑놀이를 하려는 것인지 관찰하고, 고민하고, 분석하고, 기다린다면, 그대는 어떤 여자와도 사랑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은 놀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차원 높은 놀이이다.
사랑이 진짜인지 아닌지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다. 그냥 사랑놀이를 즐겨라. 그것이 사랑의 실체이다. 그대가 너무 지나치게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사랑은 그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사랑은 꿈이며 환상이고 허구이다. 그것은 낭만이며 시이다. 지나치게 진실 여부를 따지거나 강박적으로 진실에 매달리는 사람이라면 사랑은 맞지 않는다. 명상하라.
그러나 나는 질문한 사람이 전혀 그런 유형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어떤 명상도 그에게 가능하지 않다. 적어도 이번 생에서는! 그는 여자와 함께 풀어야 할 업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명상에 대하여 생각만 계속하면서, 또한 끊임없이 이 여자, 저 여자로 옮겨 다닌다. 그리고 그가 옮겨 다닌 여자들이 나에게 와서 역시 같은 질문을 한다.
“그가 정말로 저와 사랑에 빠진 걸까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리고 이제 그가 와서 똑같은 질문을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종종 이런 문제에 부딪힌다. 사랑을 판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말 서로에게 이방인이다. 서로에게 이방인이고, 아주 우연히 만남이 이루어진다. 길을 걷다가 갑자기 서로 만나게 된다. 우리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채. 우연히 부딪힌다. 혼자라고 느끼던 두 이방인이 길에서 만나 상대방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사랑에 빠졌다고 착각한다. 그들은 확실히 상대방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한 여자가 미국 중서부의 작은 마을에 밤늦게 도착했다. 그래서 그 여자는 호텔 방을 구할 수 없었다. 호텔 직원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 방에 지금 이탈리아인 손님이 들어가셨습니다.”
그 여자가 간절하게 물었다. “방 번호가 몇이죠? 제가 그 사람과 어떤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호텔 직원은 번호를 가르쳐 주었다. 여자가 곧 그 방문을 두드렸다. 이탈리아인은 그 여자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여자가 말했다. “이보세요. 저는 당신을 모르고, 당신도 저를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잠잘 장소를 구하기에 아주 다급해요. 전혀 성가시게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할 테니, 저기 있는 의자에서 자게 해주세요.”
남자는 잠시 생각하다가 승낙했다. 여자는 의자 위에서 웅크리고 누웠고 남자는 침대로 갔다. 그러나 의자가 너무 불편하여 몇 분 후에 여자는 살금살금 침대를 향해 걸어가 남자의 팔을 가만히 두드렸다.
여자가 말했다.
“이봐요. 저는 당신을 모르고, 당신도 저를 모르지만, 저 의자에서는 도저히 잠을 잘 수 없네요. 이 침대 한쪽 모서리에서 자도 될까요?”
그 남자가 말했다.
“좋아요. 저쪽 모서리를 쓰세요.”
여자는 침대에 누웠다. 잠시 후 그 여자는 추위를 느꼈다. 또다시 그 여자는 이탈리아인을 깨웠다.
“저기요. 저기 당신을 모르는 당신도 저를 모르지만, 여기는 매우 춥군요. 제가 이불 속으로 좀 들어가도 될까요?”
그 남자가 대답했다.
“좋아요. 들어오세요.”
여자가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남자의 몸이 가까워지자 여자의 마음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여자는 다시 남자를 깨웠다.
“보세요. 저는 당신을 모르고 당신은 저를 모르지만, 조촐한 파티를 해보는 게 어때요?”
남자는 화를 벌컥 내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가 큰 소리로 투덜거렸다.
“이봐요. 아가씨. 저는 당신을 모르고 당신은 저를 모릅니다. 그런데 이 한밤중에 누구를 파티에 초대한단 말이오?”
사람들은 모두 그런 식이다. ‘당신은 저를 모르고, 저는 당신을 모릅니다.’ 그저 우연일 뿐이다. 욕구는 항상 있다. 사람들은 늘 항상 외롭고, 외로움을 달래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사랑을 보여준다. 그것이 다른 사람을 유혹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사랑인지 아닌지 누가 알겠는가? 사랑은 그저 놀이일 뿐이다.
물론 진짜 사랑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진짜 사랑은 다른 사람이 필요 없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어려운 일이다. 진짜 사랑은 은행이 하는 기능과 같다. 돈이 필요한 사람이 은행에 가지만, 은행에서는 그들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돈이 많아서 돈을 빌릴 필요가 없는 사람에게는 은행은 얼마든지 돈을 빌려주려고 한다. 필요 없을 때는 언제나 줄려고 하고, 필요로 할 때는 주려고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전혀 필요하지 않을 때는 자기 자신만으로 완전하고 충분히 만족스럽다. 홀로 있으면 엄청난 행복과 황홀감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사랑은 진짜인지 아닌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단지 자기의 사랑이 진짜인지 아닌지 확실히 알 수 있을 뿐이다. 어떻게 다른 사람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있는가? 그럴 필요조차 없는 일이다.
다른 사람의 사랑에 대해 끊임없이 초조해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사랑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자신의 사랑이 진실이라면, 도대체 무엇이 초조한가? 무슨 상관인가? 사랑이 지속하는 동안 그것을 즐겨라. 함께 있을 수 있을 때 함께 있는 순간을 즐겨라! 그것은 허상이지만, 인간은 허상이 필요하다.
인간은 거짓 없이 살 수 없다고 니체는 말했다. 인간은 진실과 함께 살 수 없다. 진실은 참기 힘든 것이다. 사람은 거짓말이 필요하다. 거짓말은 아주 미묘한 방식으로 인간의 체계에 윤활유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번드르르한 말들을 한다. 여자에게 ‘당신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는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안다! 똑같은 말을 전에 다른 여자에게도 했고, 앞으로 만날 여자에게도 다시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여자들 역시 ‘저를 매혹한 분은 당신뿐입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모두 다 거짓말이다.
이런 거짓말 뒤에 숨어 있는 것은 내면에 있는 공허를 채우려는 욕구이다. 사람들은 내면에 있는 구멍을 남자나 여자의 존재로 메워보려 한다. 사람들은 서로를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려 한다.
그 때문에 소위 연인이라는 사람들은 언제나 갈등을 일으킨다. 아무도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이용당하는 것은 물건 취급을 받는 것이며, 생활필수품으로 전락하는 일이다.
여자들이 사랑을 나누고 난 뒤에 조금 슬퍼지고 속은 것 같은 기분이 들며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남자들이 등을 돌리고 곧 곯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끝이 곧 끝이 되어버린다!
여자들이 남자와 사랑을 나누고 난 뒤 눈물을 흘린다고 나에게 말하곤 했다. 정사가 끝난 다음에 남자들이 여자에게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의 관심은 오로지 특정한 욕구를 채우는 데 있다. 그리고 그는 등을 돌려 잠이 들어버린다. 여자가 어떤 기분인지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남자 역시 속은 기분이 든다.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이유가 돈이나 권력, 안정 같은 뭔가 다른 게 있는 것은 아니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경제적인 것에 대한 관심은 사랑이 아니다.
이 모두가 진실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오로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반쯤 잠든 상태로 살아가면서, 혼미한 의식으로 몽유병 환자처럼 움직이는 우리의 존재양식으로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여자의 사랑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걱정하지 말라. 그대가 잠들어있는 동안은 누군가의 사랑이 필요하다. 그 사랑이 거짓일지라도 말이다. 그러니 그냥 즐겨라! 걱정 근심을 만들어내지 말라. 좀 더 깨어 있기 위해 노력하라.
오쇼의 <사랑이란 무엇인가>중에서
가져온 곳 : 카페 >목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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