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마음이 곧 부처, 마음 밖에 부처가 따로 없다

장백산-1 2017. 8. 28. 02:50


 정운 스님의 전심법요
29. 마음이 곧 부처, 마음 밖에 부처가 따로 없다      범부와 성인이 하나로 평등해진다


즉심시불은 마조 대표 사상  선사상 발달에 지대한 영향

즉심시불은 제자 깨우치기 위한 방편 범부 · 성인 분별 경계 없으면 부처


원문 : 배휴가 물었다.

“고래로부터 모두 ‘마음이 곧 부처’라고 하는데, 이 뜻을 잘 알지 못하겠습니다. 어느 마음이 부처라는 것입니까?”


선사가 답했다.

“그대는 몇 개의 마음을 갖고 있는가?”


배휴가 물었다.

“범부의 마음이 부처입니까? 성인의 마음이 부처입니까?”


선사가 물었다.

“그대는 범부의 마음과 성인의 마음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배휴가 답했다.

“지금 선사께서 三乘(성문乘, 연각乘, 보살乘) 가운데 범부와 성인의 분별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사께서 어찌하여 없다고 말씀하십니까?”


선사가 말했다.

“삼승에 대하여 분명히 범부와 성인의 마음이 허망하다고 말했었다. 그대는 지금 이해를 하지 못하고, 오히려 유(有)에 집착해 공(空)이 실재한다고 하는구나. 그러니 어찌 허망하지 아니한가? 허망하기 때문에 마음이 미혹(迷惑)한 것이다. 단지 범부와 성인의 분별 경계를 여읜다면, 마음 바깥에 부처가 따로 없다. (달마)조사가 서래한(서쪽에서 온) 이래 ‘사람이 모두 본래 완전한 부처’라는 사실을 가르쳤다. 그대가 지금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 범부에 집착하고, 성인에 집착해 마음 밖을 향해서 부처를 구하려고 한다. 오히려 자기 스스로 미혹에 떨어져 있다. 그러기 때문에 ‘마음이 곧 부처’라고 가르친 것이다. 一念(한 순간)이라도 분별 망상 망심 망념 망정이 일어나면 곧바로 부처의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에 떨어진다. 무시(無始) 이래로 과거 현재 미래가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와 다르지 않기에, 다른 법이 없다. 그러므로 ‘등정각(깨달음, 보리, 부처)를 성취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해설 : 원문에서 ‘마음이 곧 부처[卽心是佛]’이라고 한 언구를 보자. ‘즉심시불’은 ‘평상심이 도[平常心是道]’라는 말과 함께 마조(709~788)의 禪思想을 대표하는 구절이다. 卽心是佛은 마조 이전에도 여러 대승경전에 언급되어있으며, 선사와 학자들로부터 자주 회자되었다. 卽心是佛은 수행을 위한 한 方便이라고 볼 수 있는데, 卽心是佛은 마조의 사상으로 구축되면서 祖師禪의 실질적인 기반이 되었고, 선사상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卽心是佛은 제자를 일깨우고 깨우치기 위한 제자들의 근기와 특성에 맞게 가르치기 위한 수시설법(隨時說法), 대기설법(對機說法) 곧 진리를 가리키는 손가락, 방편에 불과하다.


원문에서 ‘祖師가 西來한 이래…’라는 부분을 보자. 조사는 달마를 가리키는데, ‘달마가 서쪽으로부터 중국에 온 이유는 무엇이냐?’는 뜻이다. 이 문구는 처음 선문답에서 公案으로 발전되어 수많은 선사들에 의해 회자되고 있다. 이 문구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선(禪)의 本質은 무엇이냐?’, 수행을 하고자 하는 ‘그 마음의 本質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내포한다. 그만큼 달마라는 인물은 어떤 존재이냐를 떠나서 禪의 根源이자, 마음의 本質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다.


원문에서 ‘조사가 서래하여 모든 사람이 原來 完全한 부처(佛)라는 사실(本來佛)을 가르쳤다’는 부분을 보자. 달마의 어록, 돈황본 ‘理入四行論’에 ‘이입(理入)이란 경전에 의해서 道(깨달음, 진리, 부처, 마음, 중생, 禪, 法)의 근본바탕을 깨닫고 凡夫와 聖人이 모두가 完全히 平等하고 同一한 진성(眞性, 모든 존재의 근본성품))을 갖고 있다고 깊이 믿는 것이다.…스스로 마음을 觀察하여 자신과 상대, 자신과 이 세상이 한 뿌리, 근본성품에서 나온 것이기에 분리 분별된 것이 아님을 깨달으면 범부와 성인이 하나로 평등해진다’라고 하였다. 곧 본래부처(本來佛)인 본각사상(本覺思想)에 입각해 있는 내용이다.


원문에서 ‘범부와 성인이라는 분별 망상 망심 망념에 집착해 마음 밖을 향해서 부처를 구하려고 한다’는 부분을 보자. 이 내용은 ‘전심법요’에서 줄곧 언급되고 있다. 근본마음 차원에서는 ‘범부니, 성인이니’라는 분별 망상 망심 망념이 없다. 범부와 성인의 분별 경계가 있다는 허망한 觀念부터 없애야 한다. 그리고 깨달음, 道는 본래의 마음, 眞性(근본성품)을 떠나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본래의 마음을 여의고 부처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곧 성인이든 범부이든 근본마음, 眞性(근본성품)은 공통분모라고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화엄경’에서 ‘마음(분별심)과 부처(본래마음)와 중생 이 셋은 차별이 없다[心佛及衆生 是三無差別]’고 하지 않았는가!


心佛及衆生 是三無差別이기에 그래서 황벽은 마음 밖에 부처가 따로 없다고 하였다. 외부로 치달려 마음 밖에서 부처를 구하지 말라는 말인데, 마조도 이 점을 강조하며 “마음 밖에서 구하지 말라”고 하였다. 황벽의 제자인 임제(?~866)는 스승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마음 안에서도 마음 밖에서도 무언가 마주치는 것은 모두 죽여 버려야 한다’고 하면서 자기 자신의 철저한 자각을 강조하였다.


정운 스님 saribull@hanmail.net


[1404호 / 2017년 8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