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장백산-1 2017. 8. 27. 15:45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원각을 이룬 도량이 어디인가.

지금 여기의 삶 이 자리가 곧바로 원각이네.


圓覺道場何處  現今生死卽時

원각도량하처  현금생사즉시


- 장경각 주련-



이 구절은 해인사 장경각 입구에 걸려 있는 주련이다. 장경각에는 부처님과 조사스님들의 모든 가르침이 

총 집결되어 있는 서고다. 그 많은 가르침 중에서 가장 빼어난 말씀을 선택하여 대표로 삼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팔만사천 법장을 한마디로 요약한 말씀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대단히 함축적이고 

중요한 말씀이 圓覺道場何處  現今生死卽時라는 구절이다.


원각도량(圓覺道場)이란 글자 액면대로 보면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룬 장소를 말하는 것 같으나, 

실은 석가모니부처님의 깨달음 그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래서 圓覺道場何處 現今生死卽時라는 말씀의 

뜻을 살려 표현하자면, “석가모니부처님의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그 모습 그대로가 깨달음이라네.”라고 바꾸어 말해 볼 수 있다.


석가모니부처님의 깨달음에 대해서 무수한 설명을 한 것이 팔만대장경이다. 사람들의 수준과 근기에 따라 

너무나 많은 설명을 하다 보니 깨달음의 본래의 뜻과 어긋나서 엉뚱한 방향으로 흐른 것도 많다. 그래서 

경전을 읽으면서 엉뚱한 길을 가기 쉬우니, 경을 읽을 때는 반드시 圓覺道場何處 現今生死卽時 이 말씀을 

기준으로 삼으라는 뜻이기도 하다. 圓覺道場何處 現今生死卽時 이 말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종류의 경전을 읽어도 해로울 것이 없을 것이다.


깨달음의 세계란,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사람들이 하는 일,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감촉을 

느끼고, 생각하고, 말하고, 호흡하는 이 사실 그대로이다. 그것이 곧 사람의 삶이며 깨달음이다. 깨달음이 

곧 사람의 일상적인 삶이다. 現今의 生死란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일하고,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감촉을 느끼고, 생각하고, 아는 이 사실을 말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사는 삶 이 사실이 곧 圓覺道場(원각도량)이라고 말한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를 사는 이 사실을 떠나서 어디 저 멀리서 달리 깨달음을 찾으면 십만팔천 리나 

멀리 어긋나 버린다. 불교를 공부하고 깨닫기 위해 정진하는 모든 사람들은 반드시 圓覺道場何處 現今生死

卽時라는 이 원칙에서 벗어나지 말라는 뜻으로 장경각 입구에 걸어두어 사람들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② [소를 타고 소를 찾는구나]


산빛노을(원광)| http://cafe.daum.net/okryunam/RgHH/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