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夢*** -시몽 김정섭-
이보게, 친구, 세상을 너무 그렇게 아등바등 살지 말게나.
자네나 나나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이라는 이곳은
꿈속 세상이라네. 즉 우리는 꿈을 꾸고 있는 중이라는 말일세.
이 세상 어느 누가 꿈을 꾸고 있는 동안에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중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꿈에서 깨어난 후에서야
아, 내가 방금 꿈을 꾸었구나. 그러는 게지.
마찬가지라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 저 세상에서 깨어난 후에서야
비로소 아, 내가 지금까지 꿈을 꾸었구나.
하룻밤의 긴 꿈을 꾸었어... 그러는 게지
이보게, 친구
그러니 꿈을 꾸는 동안에 아등바등 그 무었을 더 챙기겠다고
꿈의 경계를 그리 쉽게 넘나들지 말게나.
모든 경계를 마치 땅바닥에 그어놓은 금을 넘나들듯
그리 쉽게 교묘하게 넘나들며 꿈을 꾸는 사람을 일컬어
몽유병 환자라고 그러지
우리가 꿈에서 깨어날 때 어쩌면 그렇게도 예쁜 꿈을 꾸며,
모두가 그윽하게 꽃으로 피어나는 환상의 꿈의 세계를
그려놓고 깨어나세요.
그래? 라는 말은 못 들을망정
저 사람은 몽유병 환자라는 말을 들어서야 쓰겠는가. 몽유병 환자.
그렇다고 우리가 꿈에서 깨어날 때 이 세상에 내꺼라고 챙겨 두었던
그 무엇을 저 세상으로 가지고 가겠나.
명예를? 권력을? 재물을? 아니면 자식을? 예쁜 마누라를?
하하하
이보게, 친구! 모두가 하룻밤 꿈일 뿐이라네.
다만 우리가 꿈에서 깨어날 때
우리를 꿈의 세계로 보냈던 이의 얼굴
그의 얼굴에
우리가 함박 머금은 미소로 안기는
예쁘게 꿈을 꾸었던 자가 된다면
더 무엇을 바라겠나
그러니 친구, 단 한 시도 잊지 말게나
지금 여기 우리가 눈 뜨고 일어난 오늘이라는 이 현실은
바로 꿈속 세상이라는 사실을,
즉 지금 여기서 우리는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말일세
뭐라고?
꿈을 꾸고 있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다고?
그러니 이 친구야,
꿈 같은 이야기를 하는 나나
꿈 같은 이야기를 듣고 있는 자네나
지금 우린 꿈을 꾸고 있는 게지 안 그런가?
하하하.
친구, 그럼 오늘도 좋은 꿈 꾸시게나.
하하하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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