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詩夢***

장백산-1 2017. 10. 12. 13:57

***詩夢***  -시몽 김정섭-


이보게, 친구, 세상을 너무 그렇게 아등바등 살지 말게나.

자네나 나나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이라는 이곳은

꿈속 세상이라네. 즉 우리는 꿈을 꾸고 있는 중이라는 말일세.


이 세상 어느 누가 꿈을 꾸고 있는 동안에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중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꿈에서 깨어난 후에서야

아, 내가 방금 꿈을 꾸었구나. 그러는 게지.


마찬가지라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 저 세상에서 깨어난 후에서야

비로소 아, 내가 지금까지 꿈을 꾸었구나. 

하룻밤의 긴 꿈을 꾸었어... 그러는 게지


이보게, 친구

그러니 꿈을 꾸는 동안에 아등바등 그 무었을 더 챙기겠다고 

꿈의 경계를 그리 쉽게 넘나들지 말게나.

모든 경계를 마치 땅바닥에 그어놓은 금을 넘나들듯 

그리 쉽게 교묘하게 넘나들며 꿈을 꾸는 사람을 일컬어

몽유병 환자라고 그러지


우리가 꿈에서 깨어날 때 어쩌면 그렇게도 예쁜 꿈을 꾸며, 

모두가 그윽하게 꽃으로 피어나는 환상의 꿈의 세계를 

그려놓고 깨어나세요. 

그래? 라는 말은 못 들을망정

저 사람은 몽유병 환자라는 말을 들어서야 쓰겠는가. 몽유병 환자. 

그렇다고 우리가 꿈에서 깨어날 때 이 세상에 내꺼라고 챙겨 두었던 

그 무엇을 저 세상으로 가지고 가겠나.


명예를? 권력을? 재물을? 아니면 자식을? 예쁜 마누라를? 

하하하

이보게, 친구! 모두가 하룻밤 꿈일 뿐이라네.


다만 우리가 꿈에서 깨어날 때

우리를 꿈의 세계로 보냈던 이의 얼굴 

그의 얼굴에 

우리가 함박 머금은 미소로 안기는

예쁘게 꿈을 꾸었던 자가 된다면 

더 무엇을 바라겠나


그러니 친구, 단 한 시도 잊지 말게나

지금 여기 우리가 눈 뜨고 일어난 오늘이라는 이 현실은 

바로 꿈속 세상이라는 사실을, 

즉 지금 여기서 우리는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말일세

뭐라고? 

꿈을 꾸고 있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다고?

그러니 이 친구야, 

꿈 같은 이야기를 하는 나나

꿈 같은 이야기를 듣고 있는 자네나 

지금 우린 꿈을 꾸고 있는 게지 안 그런가?

하하하.

친구, 그럼 오늘도 좋은 꿈 꾸시게나. 

하하하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