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 '경우AMC'도 압색..구재태의 '수상한 9년' 집중 조사
손국희.박사라 입력 2017.10.15. 11:24 수정 2017.10.15. 11:26
투자, 사업 개발권 획득 과정 '정부 비호' 가능성
보수 집회 참가자 1인당 2만원 지급 의혹도 수사
검찰은 경우회가 경안흥업과 부동산자산운용사로 설립된 한국경우AMC를 페이퍼컴퍼니 형태로 운영하며 보수단체들을 지원하고 관제 데모를 주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정관을 변경해 9년간 회장직을 맡은 구재태(75) 전 경우회장이 두 회사의 자금을 총괄했던 것으로 보고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지난 2017년 10월 12일 경우회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경우회 운영 실태를 조사했다.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경안흥업과 한국경우AMC는 인력 규모나 사업 시행 능력이 부족했음에도 대기업 등에서 자금 지원과 각종 투자를 받아 운영된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두 회사의 자금이 보수 단체 지원 외에도 구재태 전 경우회장의 개인 횡령 등으로 전용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회사의 계좌를 들여다보고 있다.
한국경우AMC는 자본금 71억원을 바탕으로 지난 2009년 설립됐다. 구재태 전 경우회장의 개인 자금 17억원과 경우회 지원금 3억원 외에 현대건설, KB국민은행, 스위스저축은행 등 대기업과 은행 투자금이 많게는 10억원 가량 투입됐다. 검찰은 경우회 관계자들로부터 “은행 임원 출신들을 한국경우AMC의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웠지만 구재태 전 경우회장이 실질적 대표 역할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설립 이후 마땅한 사업 실적을 내지 못했던 한국경우AMC는 2013년 이후 경찰병원 현대화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당시 경우회는 공문을 통해 “2013년 11월 박근혜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지시된 사안”이라며 경찰청을 압박했다. 구재태 전 경우회장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 취임 이틀 후인 2014년 8월 27일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만나 사업 추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경찰청에선 내부 회의를 열어 사업 추진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경우회를 지원했다. 하지만 경찰병원 측에서 사업 추진시 경찰병원이 배임죄에 걸린다는 법률 검토를 얻으면서 사업이 무산됐다.
하지만 경우회는 2012년 공덕역 개발권을 효성건설 측에 넘기는 대가로 마포구의 효성해링턴 건물 7층(약 1000평 규모)을 무상으로 제공받았고 이 건물을 경우회관으로 사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우회의 자회사들인 한국경우AMC와 경안흥업이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자본금을 투자 받거나, 사업 개발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었는 지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경우회의 또다른 자회사인 경안흥업이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제철 등에서 수백억원 규모의 고철 사업을 따낸 의혹도 살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필요하지 않은 회사를 중간에 끼워 대기업들로부터 일종의 ‘통행세’를 받은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경우회가 경안흥업 직원을 통해 각종 보수 집회 참가자들에게 1인당 2만원 가량의 돈을 지급한 진술을 확보해 살피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경우회는 박근혜 정부시절 보수단체 시위 규모에 따라 적게는 1000만원에서 5000만원 가량의 ‘인건비’를 지급했다고 한다.
경우회 임원급 관계자는 “일부 시위 참가자에 한해 돈을 지급했다. 집회 전에 돈을 주지 않고 집회 이후 교통비, 밥값 형태로 지급한 것”이라며 “경우AMC 설립과 공덕역 개발 사업 모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진됐다. 수익 창출과 경우회의 숙원사업인 회관 건설을 위한 목적이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보수단체 월드피스자유연합이 설립 초기인 2010년부터 기획재정부의 지정 지원금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2017년 10월 11일 압수수색에 나섰다. 지난 2017년 9월 이후 두번째 압수수색이다. 검찰 관계자는 “월드피스자유연합이 정부 차원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다른 보수 단체의 자금을 댄 혐의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손국희ㆍ박사라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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