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불신' 朴발언에 법조계 격앙.."전직 대통령 맞나"
오제일 입력 2017.10.16. 13:40
"전직 대통령 신분 깎아내리는 발언" 비판
"탄핵심판 헌재 흔들기와 유사···도움 안돼"
【서울=뉴시스】오제일 이혜원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기간 6개월 연장 후 처음으로 열린 재판에서 재판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취지 발언을 두고 법조계가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지지세력을 규합해 사법부를 압박하겠다는 정치적인 의도가 짖게 깔려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발언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 과정에서 얻게 될 이득에 물음표를 던지는 이들도 많다.
2017년 10월 16일 법원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자신의 80차 공판에서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발언했다.
자신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을 "정치보복"이라고 규정하는가 하면 "언젠가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변호인단 역시 같은 취지의 입장을 밝히고 전원 사임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는 전직 대통령 신분에 주목, 비판했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전직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말을 했다는 게 놀랍다.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발언"이라며 "법정에서 '당신이 판사 맞느냐'는 식으로 따지는 일반인들이 왕왕 있는데 이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행동이다. 재판부 역시 박 전 대통령 발언과 무관하게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도 "전직 대통령으로서 헌법정신 자체를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변호인단 사임으로 재판부를 압박하는,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사법 정의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변호사는 "정치재판으로 몰고 가려는 정치적인 시도"라며 "자신을 피해자라고 강조함으로써 지지세력을 규합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서 너무 감정적으로 반응한 것 같다"며 "재판부가 나름 공정하게 진행한 것 같은데, 갑자기 법치주의와 사법부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법정에서 정당하게 주장해서, 법률과 증거에 따른 역사적인 재판을 받는 것을 보는게 국민들의 바람"이라며 "그 기대에 맞게 변호인들이 재고해서 냉정한 판단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폭탄' 발언은 변호사와 협의 끝에 나온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게 많다. 헌법재판소의 정당성 문제를 따져 묻던 탄핵 심판 당시와 같은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준비된 폭탄 발언"이라며 "변호사들과 사전 협의 없이 이런 발언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변호사는 "변호인들이 탄핵 심판 당시 헌법재판소 흔들기에 나섰던 것과 비슷한 취지로 보인다. 헌재가 당시 결국 탄핵 결정을 내리지 않았는가"라며 "이번에는 법원을 한번 흔들어보겠다는 시도 같은데 득 될 게 하나도 없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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