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촛불 1년, 십상시 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장백산-1 2017. 10. 27. 12:27


[Why 뉴스] 

촛불 1년, 십상시 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CBS노컷뉴스 권영철 선임기자 입력 2017.10.27. 10:57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고 촛불집회가 시작된지 꼭 1년이 됐다. 2016년 10월 29일부터 2017년 4월 25일까지 매주 토요일 23차례에 걸쳐 범국민촛불행동에 1700여만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촛불시민혁명을 시민들 스스로 일궈낸 것이다.

국정농단의 출발은 '정윤회와 십상시'로 불리는 대통령 측근들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오늘 [Why 뉴스]에서는 '촛불 1년, 십상시 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주제로 그들의 현재를 알아보고자 한다.

▶ '십상시' 오랫만에 들어보는 데 그들의 이름은 공개가 됐나?

= 정윤회와 십상시 문건이 공개된 건 3년 전인 2014년 11월이다. 당시에는 문고리 3인방의 명단만 공개됐고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 8명이 세계일보를 상대로 고소를 하면서 5명의 이름이 추가로 공개됐다.

그리고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명단이 공개됐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문건 공개 당시의 세계일보 조한규 사장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김영한 전 수석 비망록에 십상시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면서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 문고리 3인방 외 장경상, 이창근, 정성철, 이춘호, 음종환, 신동철, 김춘식이다. 알고 계시죠?"라고 물었고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네, 맞습니다"라고 확인했다.

'십상시(十常侍)'로 불리는 박 당선인의 보좌관 그룹은 '정윤회 문건'이 나오기 훨씬 전에 이미 알려진 이름이다. 주간조선이 2013년 1월 7일 박근혜 정부 출범 전에 보도한 <朴 보좌그룹 10人 청와대로?>라는 제목의 기사에 이들의 명단과 역할이 상세히 공개돼 있다.

기사 중에 "한때 '십상시(十常侍)'로 불리기도 했던 박 당선인의 보좌관 그룹은 박 당선인과 가장 가까운 참모그룹으로 분류된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 온 이들 보좌관 그룹은 작년(2012년) 8월 당내 경선이 실시되기 훨씬 이전부터 자체적인 정기모임을 가지며 경선 및 본선에 대비해 크고 작은 정무적 사안들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들이 서울 마포 인근에 비선 사무실을 운영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박 당선인의 최측근이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본선 때 이들은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후보 비서실 등에 합류했고 박 당선인에게 각 분야별 실무적 의견을 전달하는 핵심으로 기용됐다"는 대목이 있다.

▶ 다른 버전도 있나?

= 세계일보가 보도했던 이른바 '정윤회와 십상시 문건'에 십상시 명단이 기재돼 있다.

이 명단은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 보고용 최종본이 아닌 중간 작업버전에 적시돼 있는데 청와대 내부 명단과 외부 명단으로 구분돼 있는데 세계일보가 보도한 바로 그 문건이다.

청와대 내부는 이재만 靑 총무비서관, 정호성 靑 1부속 비서관, 안봉근 靑 2부속 비서관, 신동철 靑 정무 비서관, 음종환 靑 홍보수석실 행정관(전 선대위 공보기획팀장)
김춘식 靑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전 선대위 전략기획 담당), OR 조인근(51) 靑 연설기록 비서관(전 선대위 메시지팀장) 등이다.

청와대 외부는 장경상 최경환 경제부총리 정책보좌관(전 靑 국정기획수석실 선임행정관, 선대위 전략기획팀장), 이창근 2부속실 행정관(전 靑 제1부속실 행정관, 선대위 일정기획팀장), 장성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보좌관(전 선대위 공보상황팀장), 이춘호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 보좌관 (전 선대위 일정기획 담당) 등이다.

조인근 전 연설비서관이 포함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는데 세계일보 보도 직후에 문고리 3인방을 포함한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 8명이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 명단에 조인근 비서관의 포함됐다. 스스로 '십상시' 그룹에 들어있다는 걸 드러낸 셈이다.

▶ 십상시 이들은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 정호성 전 비서관은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이 징역 2년6월을 구형한 상태다.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은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리저리 빠져나가면서 걸려들지 않고 있지만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영어의 몸이 될 수도 있다.

신동철 전 비서관은 블랙리스트 관련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6월의 실형이 선고됐고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조인근 전 비서관은 아직 공기업인 한국증권금융 상근 감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음종환 전 행정관은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보좌관도 있다. 박근혜 선대위 공보상황팀장이었던 장성철은 김무성 의원의 보좌관으로 재직 중이다. 그런데 장 보좌관은 오래전부터 김무성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어서 십상시가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김춘식 전 靑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은 나경원 의원 보좌관으로 재직하고 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정책보좌관이었던 장경상(전 靑 국정기획수석실 선임행정관, 선대위 전략기획팀장)은 공식 직함은 없지만 최경환 의원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원 보좌관이었던 이춘호와 이창근은 무직이거나 어느 대학에서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하는데 확인이 어려웠다.

(사진=자료사진)
▶ 십상시의 존재는 공식적으로 확인이 된거냐?

= 이렇게 '십상시'로 불리는 이너써클의 명단이 나와있지만 공식적으로는 확인된 바가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윤회와 십상시 문건'이 보도됐을 때 '찌라시'로 규정했고 청와대 문건이 공개된 건 '국기문란 사건'으로 규정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직후 "문건 유출은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라며 수사의 방향과 사건의 성격을 한마디로 정리해버렸다. 그리고 문건도 '찌라시'로 규정했다.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얘기들에 이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한 것이다.

검찰도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이번 수사가 '찌라시'나 근거 없는 풍설을 무분별하게 확대·재생산하는 잘못된 풍토를 돌아보고 시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대로 결론 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자료사진)
▶ 검찰 수사대로라면 '십상시'는 실체가 없는 것 아닌가?

= 당시 검찰의 수사대로라면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지시로 박관천 경정이 풍문과 전언(傳言)을 짜깁기해 만든 허위(虛僞)이며, 두 사람이 박지만 EG 회장을 이용해 자기들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문건을 작성한 것이된다.

그렇지만 법원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측근인 정윤회씨의 동향을 보고한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조응천 전 비서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이 당시 유출된 문건들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검찰은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남아있지만 유죄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조응천 의원은 지금도 십상시는 실재로 존재한 이너써클이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조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도 존재했다고 믿는다. 그 안에 이너써클이 있었다. 주말에 따로 모여서 대책회의도 하고 그랬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이 본격화된게 '십상시'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 아니었나?

= 결과론적이고 사후적인 분석이지만 그런 의견이 많다.

조응천 의원에게 쫓겨나지 않고 청와대에 계속 재직했더라면 국정농단을 막을 수 있었겠나? 라고 물어봤더니 "최소한 내부 견제장치는 작동하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도 국정농단은 최순실씨와 문고리 3인방의 일방적인 독주와 박 전 대통령의 무능과 독선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검찰이 '정윤회와 십상시 문건' 사건을 대통령의 주문대로 결과를 내놓지 않고 제대로 수사했더라면 이지경까지 됐겠느냐는 아쉬움을 나타내는 법조인들이 많다. 검찰은 '국정개입'이라는 달을 쫓기 보다는 어떤 식당에 모였느냐는 손가락만 쫓았다. 본질을 외면했던 것이다.

조응천 의원이 청와대에서 쫓겨나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청와대에 입성하면서 최순실씨의 국정개입이 노골화됐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문제는 정윤회씨와 문고리 3인방 중 2명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과 관련된 의혹은 무성하지만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이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새롭게 수사에 착수한 만큼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CBS노컷뉴스 권영철 선임기자] bamboo4@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