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청와대와 마피아, 대체 무엇이 다른가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입력 2017.11.02. 10:56
[김창룡 칼럼]
국정원으로부터 뇌물 상납 받은 박근혜 청와대 비서관과 수석들
나날이 드러나는 또 다른 불법행태는 왜 국민이 촛불을 들 수 밖에 없었는가를 더욱 실감하게 된다. 국민을 상대로 리스트를 만들어 분리하고 관리대상으로 삼아 일감을 몰아주거나 아예 배제시키는 것은 물론 주요 공기업에 권력층 자녀들을 부정입사 시키는 행태는 관행처럼 지속됐다.
권력의 무능과 불법행태를 감시, 견제해야 할 KBS · MBC 공영방송은 물론 SBS 같은 민영방송조차 완벽하게 장악하여 정권홍보용 방송으로 전락시켰다. 국민은 있었으나 바보취급 당했다. 언론은 있었으나 저널리즘은 실종됐다. 부도덕한 권력은 방송사 앵커나 주요 임원을 청와대 홍보수석, 대변인, 국회의원 등의 자리를 내주며 권언유착의 과거로 회귀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박 전 대통령 측근들이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쌈짓돈’처럼 불법으로 마구 사용했던 정황이 검찰 수사로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국정원의 청와대 상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국정원이 청와대의 비공개 여론조사 비용 5억원을 대납한 증거를 확보했으며,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국정원으로부터 매달 1억 원의 특활비를 받아온 것 외에 별도의 ‘검은 돈’을 받아 챙긴 혐의도 조사 중이라고 한다.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윗선’ 보고 없이 청와대 정무수석 등의 딴주머니를 챙겨준 사실도 드러났다.
청와대와 국정원이 국민 세금으로 서로 돈놓고 돈먹기식의 야바위짓을 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는 무능한 대통령이 국정을 외면할 때 벌어질 수 있는 흔한 역사의 사례에 불과하다. 국민은 대통령 측근들이 청와대 안에서 이런 이율배반적인 매국행위를 하리라고는 상상조차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을 수사를 맡았던 이인규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은 지난 2015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논두렁 보도 등은 국정원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해 국정원의 정치공작 의혹에 불을 붙였다.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이명박 정권 때 국정원 직원 4명이 ‘논두렁 보도’ 직전인 2009년 4월 하금열 당시 SBS사장과 접촉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보도를 적극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하금열 전 SBS사장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1~2013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공영방송 사장을 낙하산 심복으로 앉히고 민영방송 사장 등 주요 간부는 대통령 실장이나 홍보수석 등으로 요직에 기용하면서 언론을 통제하고 요리했다. 조중동에게는 요구대로 모두 방송사를 허가했고 의무전송을 통해 특혜를 부여했다.
언론 감시가 사라진 곳에 이명박 정부의 부정과 비리는 악취를 풍겼지만 언론도 한 축이 돼 실리를 챙겼다. 국가 공조직이 중립성과 합법성을 망각하고 선거에 직접 개입하여 특정후보를 밀어주기 하거나 낙마에 앞장서는 행태를 노골적으로 했다. 관제데모를 사주하고 여론몰이로 상대를 무조건 ‘빨갱이’ ‘종북좌파’로 낙인찍어 사회매장을 시도했다.
이명박이 사악했다면 박근혜는 무능했다. ‘경제 대통령’을 내세운 이명박은 자신의 이익은 조금도 손해보지 않는 치밀함으로 도곡동 땅과 BBK, 다스로 연결되는 명백한 불법행위에 자신을 놀랍게도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둔갑시켰다. 이명박은 자신의 이권을 챙긴 대통령으로 자신의 배를 불리는데 완벽하게 성공했다.
여기에 무슨 보수, 진보 이념문제가 끼어들 틈이 있나. 오직 정치적 이익과 집권야욕에 따른 이합집산이 있을 뿐이다. 정의나 법은 물론 민주주의 정치 최소한의 기본도 보여주지 못했다. 사악하고 무능했던 정권의 부정, 비리 백태가 앞으로 어떻게 더 나올지 망연자실할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전 정권에서 자행된 더럽고도 지저분한 역사에 대해 설거지를 해야하는 사명이 주어져 있다. 하지만 지난 정권 집권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조중동과 종편 방송사들이 노골적으로 반발하며 ‘정치보복’과 ‘이제 그만’을 소리치고 있다.
국민적 지지가 워낙 높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드라이브에 밀려 저항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작은 틈만 보이면 자유한국당과 조중동은 또 다시 손에 손잡고 지난날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몸부림 칠 것이다.
이제 국민은 안다. 국가란 어떻게 해야 하며 정치 지도자는 어떻게 국민을 보호하고 정의를 수호해야 하는지. 언론 또한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지 학습효과를 통해 배웠다.
조급해서도 안되고 이념논란, 정치보복 프레임에 휘말려서도 안된다. 법과 원칙에 따라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는 것은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2008년 2월 25일부터 2017년 5월 10일까지 9년간 깊은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던 대한민국호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일이다. 이것만 제대로 한다면 문재안 대통령은 성공한 지도자로 역사의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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