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적인 길은 길이 없다
직접적인 길은 길이 없는 길이다. 직접적인 길은 문이 없는 문이다. 직접적인 길이 눈앞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의 현전(現前)이다. 직접적인 길은 길이 없다. 직접적인 길은 출발
하는 곳도 없고 도착하는 곳도 없다. 직접적인 길은 출발하는 그 곳이 도착하고자 하는 바로
그 곳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영원히 눈앞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뿐입니다. 이러한 말조차 군더더기에 불과
합니다. 자기가 자기에게로 회귀하는 데 무슨 별도의 방법이 필요합니까? 어떤 방법도 필요 없습
니다. 오히려 자기가 자기에게로 회귀하는 데 동원한 모든 수단과 방법이 자기에게로 돌아가는
것을 방해할 뿐입니다.
자기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려 하는 인위적인 모든 노력이 모두 고정된 실체가 없는 분별 망상 번뇌
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그런 사람은 이미 자기는 그냥 자기였을 뿐임을 알게됩니다.
자기가 아닌 것을 자기로 여기는 잘못된 동일시(同一視) 때문에 자기가 아닌 대상들을 자기로
여기는 허망한 생각이 환상(幻想)이라는 분별(分別) 망상(妄想) 번뇌(煩惱)입니다.
몸과 마음이 자기라고 여기는 허망한 생각, 즉 환상이라는 분별 망상 번뇌가 잘못된 동일시입니다.
자기(自己)는 그러한 분별, 인식, 지각 이전에 본래 이미 완전하게 있는 텅~빈 바탕 순수한 자각,
텅~빈 바탕 순수한 마음, 텅~빈 바탕 진공의식입니다.
불빛이 없는 깜깜한 밤에 대상들을 환하게 비추고 있는 손전등의 불빛을 보기 위해 또 다른 손전
등의 불빛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상을 비추고 있는 그 곳에 손전등의 불빛 자체가 이미 드러나
있습니다. 비추는 손전등의 불빛과 불빛에 비춰지는 대상은 둘이 아닙니다.
몸과 마음을 비롯하여 모든 대상 경계를 알아차리는 눈앞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텅~빈
바탕 순수한 자각, 텅~빈 바탕 순수한 마음, 텅~빈 바탕 순수한 진공의식, 그대의 본래 모습 또한
이미 완전히 드러나 있습니다.
텅~빈 바탕 그 순수한 자각, 텅~빈 바탕 순수한 진공의식, 자기 자신, 본래의 모습, 본래의 나, 근원의
나를 알아차리기 위해 다시 다른 한 생각을 일으킬 필요가 없습니다. 대상을 보고 있는 자기 눈을 보이
는 대상 속에서 찾으려 해서는 자기 눈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보이는 대상을 벗어나서 다시 따로
보고 있는 자기 눈을 찾으려 해서도 안 됩니다.
보이는 대상 전체가 지금 있는 그대로 보고 있는 자기 눈입니다. 직접적인 길, 길 없는 길, 문 없는 문은
알 것도 없고, 체험할 것도 없고, 심지어 깨달을 것도 없습니다. 아는 것 없는 이대로 다 안 것이고, 체험
할 것 없는 그대로가 전부 체험한 것이며, 깨달을 것 없는 그대로가 본래 이미 완전히 깨달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에도 속지 마십시오!
- 릴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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