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히 드러나 있는 비밀 / 몽지님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겐 지나치게 영리한 것처럼 해로운 것은 없는 법입니다.
자기 사고의 틀에 대한 너무나 완벽한 집착 때문에 잠시만 그 사고의 틀 밖에으로 벗어나 있으면
훤히 드러나 있는데도 그것을 보지 못합니다. 선택적인 주의 집중은 필연적으로 지각의 맹점을
발생시켜, 보고 있으면서도 보고 있는 줄 모르고 알고 있으면서도 알고 있는 줄 모르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본래 이미 지금 여기 눈앞에 훤하게 드러나 있는 사실에 대한 탐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구도자들이 찾고 있는 도, 진리, 깨달음은 이렇게 분명하게 지금 여기 훤히 드러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깊숙이 감춰진 것 같아 보지를 못합니다. 아니 도, 진리, 깨달음은 어딘가 찾기 어려운 곳에
깊숙이 감춰져 있을 거라는 선입견 때문에 오히려 지금 여기 이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는 도,
진리, 깨달음을 보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장자> 책에 "천하를 천하에 숨기면 훔쳐갈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흔히 이미 지금 여기
훤히 드러나 있는 도, 진리, 깨달음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빗대는 말로 자주 인용됩니다. 자신의
무의식적인 분별, 무지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금 여기 이미 훤하게 드러나 있는 도, 진리, 깨달음을
보지 못합니다. 어쩌면 도, 진리, 깨달음이 한 치의 숨김도 없이 지금 여기 완전히 드러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온전히 보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도, 진리, 깨달음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기 때문에
지금 여기 아닌 다른 곳에서 어떤 것을 찾는 마음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지금 여기
이미 드러나 있는 도, 진리, 깨달음 거기에서 사유와 추론이 일어나기 때문에 사유와 추론으로 다시 거기에
도달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어쩌면 모든 경험보다 앞서 존재하는 선험적인 것이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경험의 내용으로는 잡을 수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바로 지금 여기 무엇이 훤히 드러나 있을까요?
'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내 곁의 행복을 감사해하고 즐기세요 (0) | 2018.08.30 |
---|---|
깨달은 자는 없다 (0) | 2018.08.30 |
‘마음은 스스로가 본래 안다’는 말씀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0) | 2018.08.30 |
깨어있음 (0) | 2018.08.29 |
이미 지금 여기 도착해있다 (0) | 2018.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