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6일 (일) 현정선원 정기법회
< 문 > ‘마음은 스스로가 본래 안다’는 말씀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답 > 여러분들은 의식을 마음인 줄 잘못알고 있소. 굳이 말을 한다면 의식은 마음이 아니고
‘본래마음’에 비추어진 업(業)의 그림자(업영 業影)이요. 대상 경계가 있으면 의식이 움직이고
대상 경계가 없으면 의식이 안 움직이니, 그렇게 있었다 없었다 하는 대상 경계에 의지해서
움직이고 안 움직이고 하는 그런 의식은 참된 게 아니오. 그런 참되지 못한 의식을 지금껏 자기
마음인 줄 알고 살아온 거요. 그렇게 의식은 늘, 움직였다 안 움직였다, 있었다 없었다 그렇소.
하지만 우리들의 본래마음은 움직였다 안 움직였다, 있었다 없었다 하는 의식의 모든 과정을
통해서 생멸(生滅)이 없소. 본래마음은 생멸이 없이 그러면서 이 세상 모든 것을 그냥 환히
비추어 내고 있는 거요.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마음에 대해서 묻기도 하고 이렇게 대답도 하지만
묻고 답하는 그게 전부 거울과 같은 본래마음에 비친 업(業)그림자, 즉 의식이라 소리요.
‘본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라는 말도 의식의 끄트머리에서 어쩔 수 없어서 하는 소리요.
그런데도 그 의식이란 놈은 이 말을 재빨리 ‘알아듣고’, 움직이는 것은 그릇되니 버리고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써 옳음을 삼소. 그건 전혀 법문 들을 줄 모르는 거요. 이 공부는 그렇게 옳다는 것을
취해가며 의식을 요리조리 단련해서 반짝반짝 빛나게 하는 게 아니오. 마음 밝히는 거요. 거울의
비추는 성품이 잘 훈련하고 훈습한다고 더 잘 비추는 게 아니지 않소? 그것과 같은 이치요.
흔히 범부는 행위하는 주체가 있어야 작용이 있다고 믿소. 비추는 주체와 비추는 작용을 전혀
별개의 다른 것으로 여긴다는 말이요. 하지만 이 세상에 두 법은 없소 이 세상은 둘로 나뉜 법이
없소 이것이 불이법(不二法)이요. 그 의식이란 놈이 참된 하나, 본래마음을 두 갈래로 나누어
놓은 것뿐이오. 보는 놈과 보이는 대상을 마치 둘인 양 나누어 분리 분별해 놓고 둘 중에 하나를
잡아 ‘나’로 삼고, 보이는 것을 저 바깥에 존재하는 대상으로 삼소. 하지만 전체가 참된 하나뿐임을
밝힌 사람은 관찰의 주체인 ‘나’나 관찰의 대상인 대상 경계나, 그게 전부 다 내 본래마음에 비추어진
그림자라는 사실을 잊지 않소. 관찰의 주체나 관찰의 대상이나 한 바탕 위에 찍힌 두 영상일 뿐이오.
현정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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