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남자고 여자는 여자다.
위는 하늘이고 아래는 땅이다.
남자는 남자고 여자는 여자다.
목동이 소를 치는 목동을 만나서
대중들이 다 함께 라라리를 부르도다.
上是天兮下是地 男是男兮女是女
상시천혜하시지 남시남혜녀시녀
牧童撞着牧牛兒 大家齊唱囉囉哩
목동당착목우아 대가제창라라리
- 야보(冶父)
이 세상은 지금 여기 있는 본래의 모습 그대로가 가장 좋은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인위적으로 아무리 아름답게 만들어도 자연 그대로만은 못하다. 분재를 한 나무들을 볼 때마다 그런 이치를 확연히 느낀다. 본연의 본래 모습이 참 모습이며 완전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들이 본래 갖추고 있는 본래의 완전한 모습 그것만 잘 알면 완전하다. 구태여 첨삭을 할 필요가 없다. 참선을 하고 기도를 하고 염불을 하여 지금의 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보려고 하지만, 그 일들의 끝은 결국 본래의 모습을 찾아 본래대로 살자는 것이다. 지금 여기의 삶과 다른 삶을 찾아 헤매지만 다른 삶은 없다. 지금 여기의 삶이 본래의 삶의 모습 그대로다.
위엔 하늘이 있고 아래엔 땅이 있다. 남자는 남자고, 여자는 여자다. 목동이 소를 치는 목동을 만났다는 뜻이 무엇인가. 지금의 삶과 다른 삶을 찾아 수많은 방편을 동원하고 노력을 기울이지만, 결국은 본래의 모습,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만났다는 말이다. 본래의 모습을 만나니 함께 기뻐하여 태평가를 부른다.
여래(如來)란 부처(佛), 깨달은 자의 다른 말이다. 금강경에서는 여래를 설명하면서 여래란 모든 것이 늘 그러한 것이라는 의미가 여래라 하였다(여래자즉제법여의 如來者卽諸法如義).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하늘은 위에 있고 땅은 아래에 있다. 남자는 남자고 여자는 여자이듯이 모든 존재가 늘 본래 그러한 것이 여래라고 말하는 것이다.
성불울 하기 위하여, 즉 깨닫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가. 성불하는 길을 배우는 것이 불교를 믿는 일이며 불교를 공부하는 일이다. 불교는 이처럼 세상과 사람의 완전한 모습이라는 사실을 아는 데 있다. 그 완전한 본래의 모습이 성불이며 견성이며 열반 해탈이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③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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