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제23장]
잠자다 깨어보니 낡은 담요에 달빛이 쏟아지누나.
松澗邊 携杖獨行 立處, 雲生破衲.
송간변 휴장독행 입처, 운생파납.
竹窓下 枕書高臥 覺時, 月侵寒氈.
죽창하 침서고와 각시, 월침한전.
소나무 울창한 계곡에 지팡이 끌고 홀로 걷다 문득 서니, 흰 구름이 다떨어진 누더기에서 일고,
대나무 창 아래 책을 높이 베고 누웠다가 문득 잠을 깨니,밝은 달빛이 낡은 담요에 쏟아지누나
[해설]
많이 가진 자가 누리는 행복은 가난한 자의 처지에서 본다면 그림의 떡입니다.
가난한 자로서는 가진 것이 없으니 제아무리 발버둥쳐도 가진 자의 행복은 누릴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난한 자도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있습니다. 그것을 설명한 것이 바로 이 구절입니다.
헌 누더기를 걸쳤다든가, 낡은 담요를 덮었다고 하니 분명 가난한 선비일 것이란 생각입니다.
그러나 소나무 울창한 숲속의 시냇가를 산책하고 대나무 우거진 창가에 누워 편안히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가진 자로서는 누릴 수 없는, 가난한 자의 나름대로의 행복이 아닐까요.
그리고 누구나 마음만 먹는다면 이런 행복은 언제 어디서나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산빛노을(원광), 다음카페 옥련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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