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어느 마음에 점(點)을 찍을 것인가

장백산-1 2019. 4. 26. 12:34

어느 마음에 점(點)을 찍을 것인가  / 무비 스님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 


過去心不可得  現在心不可得  未來心不可得 

과거심불가득  현재심불가득  미래심불가득 


-『금강경』- 


위 구절은 금강경의 한 구절인데 덕산 스님 때문에 더욱 유명해졌다. 세존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

기를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중생들의 모든 마음들을 다 안다. 왜냐하면 여래가 말한 모든 마음은 마음

이 아니라 이름이 마음일 뿐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

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라고 하였다. 


마음은 모든 것이다. 모든 것이 마음이라면 굳이 마음이라고 이름지어 부를 필요가 없다. 실로 마음, 

마음, 마음 하고 마음을 부르지만, 마음은 고정불변하는 일체의 형상이 없다. 그러나 마음은 형상이 

없으면서 시간적 공간적으로 이 세상 모든 것에 가득해 있기 때문에 실은 이 세상 어느 것 하나 마음 

아닌 것이 없다. 그러나 실은 마음은 찾을 수도 없고 잡을 수도 없고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다.  


그러면서 마음으로 찾고, 마음으로 잡고, 마음으로 보고, 마음으로 듣는다. 이것이 마음이 마음이 된 

까닭이다. 마음은 이와 같이 서로 상반된 양면을 잘 갖추고 있다. 이러한 이치를 중도원리라고 한다. 

또한 마음은 본래로 어디에도 머무는 바가 없다. 그래서 금강경에서도 그러한 원리에 맞게 반드시 

무소주(無所住, 마음을 어디에도 머물지 말라)하라고 하였다. 


덕산 스님은 금강경의 대가로 자처하던 사람이다. 그러나 길에서 떡을 파는 할머니를 만나 점심(點心)

으로 떡을 먹겠다고 하니, 금강경에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고 하였는데, 스님은 어느 마음에다 점을 찍으려는가(點心)?”라는 질문에 그만 

평생 공부가 여지없이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떡이고 뭐고 그만 혼비백산하여 용담 스님을 찾아가서 비로소 과거, 현재, 미래의 그 어떤 마음도 얻을 

수 없는 이치를 깨달았다. 이 사연은 선종사에서 가장 멋진 기연으로 손꼽히고 있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③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