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길

길 위의 길  / 정용철

우리 앞에는 무한한 방향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내가 가면 가장 좋은 것 같은' 방향 

하나를 선택해 저마다 열심히 걷고 있다. 여기에서 '가장 좋은 것 같은' 이란 표현에는 

심오한 희망이 들어 있다. '내 마음이 즐겁고, 삶이 아름답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더 잘 살려고 하면, 더 나아지려고 하면, 언제나 그 만큼씩 힘들고 어려워진다. 

세상의 모든 길은 축제가 아니라 고통 안에서 밝아지기 때문이다.

길을 잘못 들어선 사람도 있다. 길을 잃어버린 사람도 있다.길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멈춰 선 

사람도 있다. 길을 잘 가고 있는 것 같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어떤 길이라도 지금의 그 길 안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하고  길 위에서 길을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글도 그렇다. 글 안에 있을 때만 글이 보이고 글을 만난다.

삶이란, 이렇게 끊임없이 흘러가고 또 흘러가면서 날마다 조금씩 좋아진다. 

언제나 오늘을 보면 가만히 서 있는 것 같아도, 되돌아 보면 노력한 꼭 그만큼씩 

변화하고 발전해 온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출처: '마음이 쉬는 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