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짐을 내려놓아야 할 때 / 무제대사
옛날에 한 젊은이가 아주 커다란 봇짐을 등에 지고 고생스럽게 먼 길을 걸어 무제대사를 찾아갔다.
젊은이는 무제대사를 보자마자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대사님, 저는 조금 전까지 고통스럽게 고독과 싸우며 오랫동안 먼 길을 걸어서 아주 피곤합니다.
신발은 다 헤졌고 양쪽 발은 온통 상처투성이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왜 아직까지 제가 가야 할
목표를 찾을 수 없는 겁니까?"
그러자 무제대사가 물었다. "자네, 그 봇짐 속엔 무엇이 들어 있는가?"
"이 봇짐은 제게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이 봇짐 안에는 제가 시련과 좌절을 겪을 때마다
늘 함께했던 고통, 상처, 눈물, 고독, 괴로움, 원망, 등이 들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무제대사는 조용히 젊은이를 데리고 강가로 나가 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
반대편 강가에 다달아 배에서 내리자 무제대사는 젊은이에게 말했다.
"이 배들 들고 가게." "농담이시죠? 이렇게 무거운 배를 제가 어찌 들고 갈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무제대사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자네 말이 맞네, 젊은이. 강을 건너는 사람에게 배는 꼭 필요한 도구이지.
그러나 강을 건넌 뒤에는 배를 버리고 길을 가야 한다네.
만약 강을 건너고도 배를 버리지 못하면 이 배는 우리에게 짐이 될 뿐이지."
무제대사가 말을 마치자 젊은이는 지금까지 짊어지고 있던 무거운 봇짐을 내려놓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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