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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교는 속임수가 전부다'.. 70년 전 헐버트 박사 일갈

장백산-1 2019. 8. 9. 21:25

"일본 외교는 속임수가 전부다'..

70년 전 헐버트 박사 일갈

이수지 입력 2019.08.09. 15:08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호머 헐버트(Homer Bezaleel Hulbert) 박사 70주기 추모식이 열린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내 100주년선교기념관에서 임우철(100) 애국지사가 헌화하고 있다.2019.08.09. misocamer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호머 B 헐버트(1863~1949) 박사 부부의 미국 언론 기고문이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는 8일 오전 서울시 합정동 외국인선교사묘원 100주년선교기념관에서 독립유공자 헐버트 박사 서거 70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헐버트 박사가 '스프링필드 유니언'지 1949년 7월2일자에 기고한 '일본 외교는 속임수가 전부다'와 '뉴욕 트리뷴'지 1910년 5월8일자에 실린 메이 헐버트 부인의 '미국 여인,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증언'이 공개됐다.

헐버트는 기고문에서 "한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빼어난 민족"이라며 5가지를 근거로 제시했다. 1주일이면 터득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문자' 한글 발명,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만든 '거북선'의 일본 격파, 임금이 국사를 편견 없이 기록해 3년마다 기록을 정리, 3부씩 보관하게 한 '역사 기록 문화', 기원전 1122년 중국인 5000명 이끌고 넘어온 기자를 한민족으로 만든 '이민족 흡수 문화', 1919년 3·1운동때 보여 준 한민족의 충성심 등이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김동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내 100주년선교기념관에서 열린 호머 헐버트(Homer Bezaleel Hulbert) 박사 70주기 추모식에 앞서 주한미국대사관 미첼 모스 공보공사참사관에게 호머 헐버트의 묘소를 안내하고 있다. 2019.08.09. misocameran@newsis.com

헐버트 부인 관련 기사는 일본을 비판하는 회견 내용을 담고 있다. 부인은 "한국 상류층은 일본 상류층에게 굴욕을 당하고, 한국 노동자들은 일본 노동자들에게 좌우로 두들겨 맞으며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부인은 자신이 목격한 한국 황녀의 장례 관련 사진 3장과 함께 그 광경을 설명했다. 누구의 장례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1904년 1월 타계한 헌종의 계비 명헌태후(1831~1904)로 보인다. 헐버트 부인은 한국 황실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혼백 궤’를 만들고, 염을 할 때 시신의 입에 무공주(無孔珠)를 넣는다는 관습도 밝혔다. 구멍이 없는 진주라는 뜻의 무공주는 낙동강 어귀에서만 발견되는 진귀품이라고 했다. 장례 행렬 중 3m 크기의 목마 6필이 종이에 싸인 채 수레 위에 놓여 상여를 따르는 장면을 이색적인 모습으로 꼽았다. 귀신을 쫓는다는 도깨비 형상이 장례 행렬을 따르며, 이는 한국에서만 볼수 있는 장면일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부인은 장례비용을 50만달러 정도로 추산하며, 한국인들은 조상 무덤을 중요시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무덤의 훼손은 중범죄이나 대범한 도굴꾼들이 무덤에서 송장을 꺼내 주인과 송장을 두고 흥정을 벌이며, 주인은 잃어버린 자식을 찾는 비용보다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송장을 되찾는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호머 헐버트(Homer Bezaleel Hulbert) 박사 70주기 추모식이 열린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내 100주년선교기념관에서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2019.08.09. misocameran@newsis.com

이날 추모식에는 애국지사 임우철옹, 오진영 서울지방보훈청장, 미첼 모스 주한미국대사관 공보공사참사관, 노웅래 국회의원, 유동균 마포구청장, 김원웅 광복회장, 권재일 한글학회장, 김낙중 국립한글박물관장,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장, 임숙자 3·1여성동지회장, 오준 전 유엔 대사 등이 참석했다.

모스 참사관은 "한미동맹은 단순히 우정을 넘어 전쟁 참화 속에서 맺어져 양국이 함께 흘린 피로 견고해졌는데 앞으로도 지속하기 위해서는 양국이 동맹을 함께 육성해나가고 헌신해야 한다"며 "한미동맹은 역동적이며 양국의 공동 가치, 공동 우려, 경제적 이해 관계를 통해 강화되고 돈독해진 다차원적 파트너십"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호머 헐버트(Homer Bezaleel Hulbert) 박사 70주기 추모식이 열린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내 100주년선교기념관에서 역사청소년합창단이 헐버트 아리랑을 합창하고 있다.2019.08.09. misocameran@newsis.com

"이러한 인적 유대관계의 유산은 헐버트 박사의 눈부신 역사로 구현됐다"며 "외교관으로서 우리는 역사를 목격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는데 헐버트 박사는 그 역사를 직접 살려냈다"고 덧붙였다.

노 의원은 "일본의 경제 침략 위기 상황에서 헐버트 박사의 독립정신이 그립다"며 "안중근 의사가 하루도 잊지 말아야 할 인물이 바로 헐버트 박사라고 한 말에 헐버트 박사의 애국정신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광복절을 앞두고 있고, 일본의 경제 침략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헐버트 박사가 미리 힘을 기르라고 한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다시는 일본에 뒤지지 않는 나라가 되는 것, 한국과 미국이 더 굳건한 동맹국이 되는 길이 헐버트 박사의 독립정신과 애국정신에 응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머 헐버트 박사. 관립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북에서 온 대학생 김다혜(이화여대 국어국문학)가 '헐버트 박사께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고, 역사청소년합창단은 '헐버트 아리랑' 공연을 펼쳤다.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김동진 회장은 "일본 외교는 속임수가 전부이며 일본은 달콤하게 접근하지만, 결국 상대방을 갉아먹으니 일본 외교에 속지 말아아 한다고 그때부터 조언해 줬다. 또한 헐버트 박사는 '한국이 이웃나라로부터 얻은 것은 약탈뿐 일본 외교는 속임수가 전부다. 이는 일본이 한국의 군사력을 얕보기 때문이며 한국은 군사력을 길러야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단결해서 강력한 한민족 통일국가를 만들어야 이웃나라의 멸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uejeeq@newsis.co